1년당 8000만원씩 배상

“공권력 적극적 개입 또는 묵인”

2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마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2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마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법원이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국가가 피해자 1인에게 1년당 8000만원씩 손해배상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국가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한정석 부장판사)는 21일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 26명이 국가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들은 형제복지원에 수용돼 신체의 자유와 인간 존엄성을 침해당했으며 국가는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원고 1인당 수용기간 1년에 약 8000만원씩, 총 145억 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60년 7월 설립된 형제육아원에 경찰 등 공권력이 부랑인으로 지목한 사람들을 강제수용한 사건이다. 지난해 8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판단하고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와 피해 복구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진실화해위 조사에 따르면 1975년부터 1986년까지 총 3만 8000여명이 입소했으며 이중 657명이 사망했다.

재판부는 강제수용 근거가 됐던 1975년 ‘부랑인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내무부훈령 제410호)’이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대한민국의 공무원들 또한 부랑인 단속, 강제수용, 가혹행위 묵인·방조 등으로 피해자의 존엄성을 침해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강제수용으로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상당수가 당시 어린 아동이었다. 공권력의 적극적인 개입 또는 묵인 하에 이루어진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이라며 “35년 이상 오랜 기간 배상이 지연됐고 원고에 대한 명예회복이 장기간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며 위자료 산정 이유를 밝혔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