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출구전략의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가 정상궤도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양적완화(QE) 조치는 자산 거품만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해 테이퍼링(QE 단계 축소)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QE의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Fed 내에 확산하면서 올 연말까지 테이퍼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비둘기파’보다 ‘매파’=Fed 안에서 “QE를 종료해야 한다”는 ‘매파’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Fed가 공개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많은 위원이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확신했다”며 “노동시장 상황의 반복적인 개선과 이런 개선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FOMC가 이번 회의에서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는 데 대부분 위원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Fed는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올 1월부터 자산 매입 규모를 월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는 ‘미니 테이퍼링’을 결정한 바 있다.

대규모 QE를 통한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의사록에서 “Fed가 ‘금리 정책보다 자산 매입 때문에 금융 안정의 위협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하면서 “저금리 기조보다 QE가 더 위험하다고 보는 위원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폭스비즈니스 뉴스는 “위원들이 월 850억달러의 자산 매입 속도를 유지할 경우 자산 버블만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Fed는 다만 금융시장 불안을 우려해 실업률이 목표치(6.5%) 이하로 떨어져도 기준금리를 제로수준(0~0.25%)로 유지하는 초저금리 정책은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용ㆍ물가 회복…QE 연내 종료?=실제로 최근 미국 경제는 지난해 3분기 4.1% 깜짝 성장한 데 이어 고용과 물가 모두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자 QE가 올해 안에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난 FOMC에서 많은 위원들이 올 하반기까지 테이퍼링을 완전히 종료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나타나자 ‘QE 연내종료설’이 힘을 얻고 있다.

BNP파리바는 “Fed가 올 연말까지 자산 매입을 완료한다는 목표에 맞춰 향후 FOMC에서 단계적으로 테이퍼링을 시행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8일 미국 고용분석업체인 ADP는 지난해 12월 민간부문 고용이 23만8000명 늘어나 2012년 11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달의 22만9000명과 시장 예측치(20만명)을 모두 웃돈 결과다.

이는 오는 10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하는 취업자 수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깜짝 고용 성장’의 전망을 밝힌다.

아울러 그간 부진한 회복세를 보였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년물 미국 국채와 물가연동채권(TIPS) 간의 금리차이를 통해 측정되는 인플레이션 기대지수가 한 달 전 2.10%에서 2.27%로 급등해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물가 하방압력에 대해 우려해온 투자자들이 기대를 높이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바클레이스는 미국의 근원 물가상승률이 올 상반기까지 연율 1.7%에서 2.0%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Fed의 장기 물가상승률 목표는 2.0%다.

이같은 경기 회복세로 출구전략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자 이날 FOMC 의사록 공개 직후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3.008%로 3%를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