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극단선택을 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가 이사한 지역에 내걸린 현수막.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6일 극단선택을 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가 이사한 지역에 내걸린 현수막.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대전의 한 초등교사가 극단 선택을 한 가운데, 당시 이 교사를 괴롭혔던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 중 한 명이 대전의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다는 목격담이 전해지면서 해당 지역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 앞에 현수막도 내걸었다.

지난 4일 대전 유성구의 한 지역 커뮤니티에는 숨진 교사의 유족에게 고소당한 학부모 A씨가 최근 해당 지역으로 이사 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A씨의 자녀는 해당 지역의 한 초등학교로 지난 3일 전학을 마쳤다.

작성자는 “일주일 전부터 A씨 자녀가 동네 학원을 다니고 있었다”며 “친구 목 조른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말하고, 사소한 일에 화를 잘 내서 이미 아이들 사이에서는 분노조절장애가 있다는 말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A씨가 학원에 붕어빵을 사들고 와 다같이 먹으라고 했다고 한다"며 "애먼 사람 죽여놓고 하루아침에 엄마 없는 애들 만들어놓고, 네 자식은 소중하냐"며 분노를 나타냈다.

이에 다른 학부모들은 “왜 하필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는지”, “그 아이 담임 선생님이 걱정된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A씨에게 분노한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현수막을 내거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6일 “아이들과 선생님들께 피해가지 않을 내용으로 현수막에 들어갈 문구를 추천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지역에 내걸린 현수막을 찍은 사진들이 올라왔다.

현수막에는 “개과천선해서 우리 동네에 이사온거니? 아님 또 사건 만들려고 이사온거니?”, “니 자식만 귀하냐! 내 자식도 귀하다!”, “○○초 학부모는 당신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선생님들의 편에 서서 선생님을 보호해 드릴 것입니다” 등의 문구가 담겼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되자 A씨의 자녀는 학원을 그만뒀고, 학교에도 등교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커뮤니티에서 공유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 사람들이 자기 자식때문에 작고하신 선생님의 삶과 가정에 피해를 줄 권리가 없었듯, 우리도 그 사람들의 삶과 가정에 피해를 줄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단체 행동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를 4년간 괴롭힌 것으로 알려진 한 학부모가 운영하는 김밥집. [온라인 커뮤니티]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를 4년간 괴롭힌 것으로 알려진 한 학부모가 운영하는 김밥집.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인 B씨는 지난 9월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교사노조와 동료 교사들에 따르면, B씨는 2019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아동학대로 고소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가해 학부모가 운영하는 음식점에는 벌점 테러가 가해졌고, "살인자", "악마들아!" 같은 문구가 적힌 쪽지가 출입문에 붙여지는 등 반발이 확산됐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