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제한속도를 넘겨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더라도 도로에 필요한 안전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면 국가가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부장 박평균)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국가와 극동건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는 2억3896만원을 택시연합회에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택시기사 임모 씨는 2010년 7월 제한속도가 시속 80㎞인 경기도 의정부시 한 도로에서 110㎞ 이상의 속도로 택시를 몰다가 도로 옆 콘크리트 구조물을 들이받았고, 승객 4명은 크게 다쳤다. 왼쪽으로 굽은 내리막 구간이었던 현장 도로에는 제한속도 표시나 야간유도 장비, 이동분리대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택시기사들의 공제조합인 택시연합회는 일단 승객들에게 손해배상금과 치료비를 지급한 뒤 국가에 과실이 있다며 구상금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국가가 도로를 관리하면서 방호조치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도로 관리의 하자가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라면 국가는 과실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2012년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아 당사자 적격이 없는 극동건설에 대한 청구는 각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