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학부모 정책 모니터단 1294명 설문조사

‘심화수학’ 신설 절반 이상 반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통합형 수능으로 아이들이 공부하기 수월해지지 않았나 생각은 들어요. 선택과목 없이 공통이 돼서 문·이과가 다 통합되는건데, 오히려 단순해지는 게 학부모 입장에서 좋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비수도권 학부모 A씨)

“너무 시험이 쉬울 것 같은데…저희 09년생 중2 애들이 테스트 학년이 되는 거잖아요.”(수도권 학부모 B씨)

교육부가 이달 초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를 발표한 가운데, 시안에 대해 학부모들 10명 중 7명꼴로 긍정적인 의견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설문조사와 함께 중학생 자녀가 있는 전국 학부모 32명에게 집단심층면접(FGI)을 한 결과에선 기대와 함께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25일 교육부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대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학부모 정책 모니터단 12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대입 개편에 대한 총평에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과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은 각각 59.0%(764명), 159명(12.3%)으로, 긍정적인 의견을 보인 응답률이 71.3%에 달했다. 온라인으로 실시된 이 설문조사에선 인적사항 4문항과 고교 내신 2문항, 수능 3문항, 총평 1문항 등 총 객관식 10문항으로 구성됐다.

대입 개편안에 대해선 ‘부정적’인 답변에 22%(285명), ‘매우 긍정적’에는 12.3%(159명)이, ‘매우 부정적’은 6.7%(86명)의 응답률을 보였다.

‘절대·상대평가 병기’ ‘내신 5등급제’ 긍정 답변 가장 높아=대입 개편안 중 하나인 고교 내신에 대해선 ‘절대·상대평가 병기’와 ‘내신 5등급제’ 모두 ‘동의한다’는 응답이 각각 602명(46.5%), 568명(43.9%)로 집계돼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절대·상대평가 병기의 경우 ‘어느정도 동의한다’는 답변은 452명(34.9%)이,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29명(10%)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11명(8%) 순으로 조사됐다.

내신 5등급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어느정도 동의한다’는 답변은 434명(33.5%)이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58명(12.2%)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34명(10.4%)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수학에 선택과목을 없앤 통합형 과목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선 절반이 넘는 52.2%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어느 정도 동의(28.1%)까지 고려하면 80.3%가 동의하는 셈이다. 사회·과학 통합에 대해서도 동의(56.6%)와 어느 정도 동의(26.5%)를 포함해 총 83.1%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미적분Ⅱ와 기하 과목을 출제하는 심화수학에 대해선 별로 동의하지 않거나 아예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54.5%를 차지해 과반수 이상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타났다.

학부모들, ‘대입개편안 ‘긍정’ ‘우려’ 교차=대입개편안을 두고 학부모들의 입장은 제각각이었다. 고교 과목에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기하는 안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고교학점제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수도권 학부모 C씨는 “(고교학점제는) 우리 아이에게 맞게끔 진로를 미리 정해서 가는 건데, 아이들이 등급 받기 쉬운 데로 가지, 적성을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형 사회와 과학 과목이 출제되는 안에 대해선 선택과목의 유불리가 사라져 공정하다는 의견이 나온 한편, 변별력을 가리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수도권 학부모 D씨는 “변별력을 가리기 힘들 것 같다. 대학의 힘이 더 실리는 것”이라며 “대학이 선호하는 건 어떤 인재라고 제시를 해주면 그 대학을 가려고 그 부분을 공부하기 위한 다른 노력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고교 내신이 5등급제로 완화되는 안으로 내신 부담이 줄어드는 한편, 자사고를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수도권 학부모 E씨는 “5등급으로 바뀌면 애들 스트레스는 확실히 줄 것 같다”면서도 “이렇게 되면 자사고에서도 1·2등급을 예전보다는 받을 수 있다. 그러면 더 자사고로 치중되는 현상이 일어날 거 같다”고 말했다.

심화 수학 과목의 신설 검토에 대해선 해당 과목이 이른바 ‘의·치·한·약·수’를 가기 위한 핵심 과목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수도권 학부모 F씨는 “심화 수학 과목은 ‘최상위권 초엘리트 애들을 위한 거구나’, ‘상위권 1~2% 애들을 위한 제도가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부터 ‘찾아가는 학부모 설명회’를 권역별로 총 4회 개최해 대입 개편 시안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다음달 20일에는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