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개방 실패로 남부 갔던 주민들 집으로 돌아가

물·전기 모두 끊긴 가자…소금물 섞인 식수에 의지

수인성 전염병 발생 우려·넘쳐나는 시체에 병원 마비

언론인들도 탈출…로이터 기자, 이스라엘 포격에 사망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 검문소 인근에 폭탄이 떨어져 폭발하는 모습 [BBC방송화면 갈무리]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라파 국경 검문소 인근에 폭탄이 떨어져 폭발하는 모습 [BBC방송화면 갈무리]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인도적 지원이 끊인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이 지상 침공을 시작하기도 전에 인도주의적 절망이 덮치고 있다. 예고됐던 국경 개방이 이뤄지지 않고, 구호품 조차 막힌 가자지구의 주민들은 식수마저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채 하루하루 생존의 위협과 싸우고 있는 실정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가자지구에서 물이 고갈돼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식수 대용으로 우물을 파 바닷물이 섞인 짠 물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도시 인프라가 마비되면서 생활 쓰레기가 쌓여 공중 위생이 위협받고 있으며, 병원에서는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필립 라자리니 UN 팔레스타인 난민기구 UNRWA 사무총장은 “사실상 가자지구는 목이 졸리고 있고 지금 세계는 인간성을 잃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줄리엣 투마 UNRWA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연료와 전기가 없으면 가자지구 전체의 담수화 시설과 펌프가 가동될 수 없다”며 “수인성 질병의 확산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폭격으로 가자지구에서 2700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병원은 밀려드는 시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냉동 아이스크림 운반 트럭까지 임시 시신 보관소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유튜브 갈무리]
[로이터 유튜브 갈무리]

의식주를 비롯한 모든 것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면서 가자지구에 머무르면서 상황을 전하던 언론인들도 속속 지역을 빠져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유명 앵커를 비롯해 기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이스라엘 영토로 분주히 이동하고 있다.

아울러 언론인보호위원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언론인 11명과 이스라엘 언론인 3명이 사망했다. 지난 13일에는 레바논 국경 근처에서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베이루트에 거주하는 이삼 압달라 로이터 통신기자가 사망하고 다른 언론인 6명도 부상을 입었다.

반면 가자지구 주민들은 대피를 멈추고 다시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자지구 남부로 도망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다시 북부 시내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북부에 이스라엘의 폭격이 더 많이 쏟아지고 있지만, 사실상 가자지구 내 어느 곳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판단에서 떠나온 집으로 다시 돌아가 숨어있는 편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8일 이스라엘 방문키로 하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에게 구호물품을 제공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전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에 놓인 가자지구의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h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