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SMIC, 캘리포니아서 축하행사 열기도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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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기술 봉쇄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업체는 미국 기업들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안보를 이유로 미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반도체기업 SMIC가 미국 사업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파운드리) SMIC는 지난해 미국 반도체 설계 회사들로부터 전체 매출의 20%를 벌어들였다. 전반적인 반도체 업황 둔화로 SMIC는 매출 감소를 겪고 있지만 미국 기업으로부터 벌어들이는 돈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SMIC는 지난 5월 캘리포니아에 있는 미국 지사에서 성대한 축하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 행사엔 퀄컴과 실리콘랩스, 모놀리식파워시스템 등 다수의 미 기업 임원들이 참석했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SMIC 행사에 참석해 축하연설을 하는 로웬 첸 퀄컴 수석부사장 [SMIC]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SMIC 행사에 참석해 축하연설을 하는 로웬 첸 퀄컴 수석부사장 [SMIC]

로웬 첸 퀄컴 수석부사장은 당시 행사에서 “언젠가 SMIC가 미국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퀄컴 측은 첸 부사장의 발언이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첸 부사장의 발언이 담긴 행사장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와 있었지만 현재는 시청 제한 설정이 돼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SMIC의 기술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단 이유로 거래 제한 기업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규제를 강화했다.

미국은 SMIC를 사실상 중국 정부가 지배하는 기업으로 보고 있다. WSJ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매출총이익률이 50% 정도인데 비해 SMIC는 2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의 막대한 보조금이 없으면 경쟁이 불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블랙리스트에 오른다고 해서 모든 거래가 막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기업들은 상무부의 거래 허가를 받아 SMIC와 거래를 할 수 있다.

문제는 허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WSJ은 미 의회의 비공개 자료를 인용, SMIC에 대한 규제가 시작된 2020년 11월부터 약 6개월 동안 미 기업은 수백억 달러의 거래를 요청했고 정부는 이를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급기야 지난달 미국의 집중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가 공개한 최신 스마트폰에 SMIC가 개발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가 사용된 것이 알려지면서 제재 실효성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의회 청문회에서 수출 규제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면서 “수출 통제는 중국의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도구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간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업체와의 거래가 매출에 도움이 되고 이를 발판으로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SMIC 등에 첨단 장비를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 안보에도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첨단 기술’이란 모호한 경계에 집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군사문제 전문가인 제임스 멀베넌은 WSJ에 “SMIC는 (규제 대상이 아닌) 구형 반도체 판매로 얻은 돈을 첨단 반도체 개발 자금으로 쓸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수년 간 SMIC가 고수익을 유지하고 첨단 연구개발(R&D)에 집중하도록 내버려둔다면 미국이 중국과 군사적 충돌에서 우세할 것이란 예측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