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 16간 진행된 영장심사
위증교사 혐의 인정·백현동,대북송금 다툴 여지
“증거인멸 염려 있다 보기 어려워”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을 면하게 됐다. 법원은 이 대표가 받는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서 사실·법리적 측면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소명이 됐다고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2시 23분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위증교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가 소명 된다고 인정했으나 백현동 개발 비리와 대북송금에 대해서는 “혐의가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주장한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서도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공사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한편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북송금에 대해서는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증거 인멸 우려에 대해서는 “위증교사 및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 물적 자료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대북송금의 경우,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하여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나,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점, 이화영의 기존 수사기관 진술에 임의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고 진술의 변화는 결국 진술 신빙성 여부의 판단 영역인 점,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의 상황 및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하여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서울구치소에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이 대표는 구치소를 빠져 나왔다.
전날 진행된 영장심사는 사실상 ‘미리보는 재판’으로 양측이 총력전을 펼쳤다. 검찰은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4명,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수원지검 수사팀 4명 등 총 10명을 투입했다.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는 1600쪽 가량에 달하고,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는 500여쪽 분량이다. 이 대표 측은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와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맡고 있는 부장판사 출신 김종근, 이승엽 변호사 등 6명의 변호인단이 참여했다. 이날 영장심사는 약 9시간16분 간 진행됐다.
오전에는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해 양측 공방이 오갔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이른바 ‘비선 실세’로 통한 측근 김인섭(구속기소)씨의 청탁을 받아 민간 개발업자 정바울(구속기소)씨에게 백현동 아파트 사업 특혜를 제공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원의 손해를 입힌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백현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실무진들을 회유, 협박해 증거인멸 우려가 높다는 점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대표 백현동 사업으로 성남시가 1000억원 가량을 벌었는데 200억원을 더 벌지 못해 배임죄를 적용한 것은 부당하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백현동 개발 관련 배임의 동기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에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공방을 펼쳤다. 검찰은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면회 당시 “위에서 써달라고 한다”며 회유의 자필 옥중서신을 요구한 증거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지난해 11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체포된 뒤 신모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을 통해 이 전 부지사 아내와 측근의 연락처를 건네받은 문자메시지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이 대표 지시로 경기도 대북사업 관련 자료를 위법하게 빼낸 정황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오전 심문에서는 비교적 침묵을 지키다가 오후부터 직접 발언권을 얻어 혐의를 반박했다고 전해진다. 재판부가 검찰이 제시한 혐의에 의문을 표한 뒤 변호인이 답하고 이 대표가 부연 설명을 했다고 한다.
dingd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