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러시아 감산으로 공급 차질 우려↑

러시아 중서부 타타르스탄 연방자치공화국의 석유 채굴 시설 모습 [TASS]
러시아 중서부 타타르스탄 연방자치공화국의 석유 채굴 시설 모습 [TASS]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주요 산유국 감산으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 유가가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치솟는 유가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번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4달러(1.85%) 오른 배럴당 90.1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고치로, WTI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은 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11월 인도 브렌트유 가격은 1.82달러(2%) 오른 배럴당 93.70달러로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최고치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7월 시작한 하루 100만배럴 자발적 감산을 12월까지 3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러시아 역시 연말까지 원유 수출을 하루 30만배럴 줄이기로 해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8월 ‘드라이빙(여름 휴가철 휘발유 성수기) 시즌’ 수요가 더해지고 중국의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를 더욱 들썩이게 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제에너지기구(IEA)는 9월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유지했다.

특히 IEA는 지금까지는 OPEC플러스(+)가 감산을 하더라도 비(非)OPEC+ 산유국의 생산으로 부족분을 상쇄할 수 있었지만 4분기까지 이어지는 사우디의 감산은 공급 부족을 발생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SPI자산운용의 스티븐 이네스 이사는 “OPEC+ 산유국들은 큰 폭의 수요 감소를 초래하지 않으면서 가격을 올리는 놀라운 가격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러한 강력한 가격 결정력은 러시아가 가세한 OPEC+의 상당한 시장 점유율과 상대적으로 비탄력적인 비OPEC산유국의 원유 공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의 지속 상승은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유럽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6%)를 소폭 웃돌았다. 상승분의 절반 이상이 유가 탓이었다.

또 유가와 연동되는 항공요금과 대중교통 가격은 각각 4.9%, 3.9% 상승해 미 소비자들의 생활을 팍팍하게 만들었다.

8월 미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전월 대비 0.6% 늘어 시장 전망치(0.1%)를 크게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델타항공은 제트연료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 감소를 경고했으며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도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블리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WSJ에 “에너지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새로운 영향”이라며 “유가는 거의 모든 것에 걸쳐 있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