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 여부 아닌 아동 치료·회복 목적”

교사 사망 일주일만인 12일 입장문 발표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의 운구 차량이 9일 오전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를 떠나자 학부모가 울고 있다. [연합뉴스]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의 운구 차량이 9일 오전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를 떠나자 학부모가 울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세상을 등진 대전 한 초등학교 교사에게 ‘정서 학대’ 의견을 낸 일로 곤혹을 치른 국제 아동권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뒤늦게 공식 입장을 냈다.

당시 세이브더칠드런이 내린 정서 학대 판단은 “관련 법 및 지침에 근거해 현장 방문 및 피해 조사를 한 결과에 따른 것”이며 “위법 여부를 가리기 위함이 아니고 아동의 치료와 회복을 목적으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13일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단체는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산하기관인 대전 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이 관여한 2019년 사건과 관련해 최근 비극적 상황이 발생해 진심으로 슬프고 무거운 마음이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

정서 학대 의견을 낸 당시 일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A씨에 대해 ‘정서 학대’ 의견을 낸)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세이브더칠드런이 대전광역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기관”이라며 “2019년 당시 경찰청 112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서 해당 기관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2020년 이후 제도가 변경돼 아동학대 조사 업무를 시·군·구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과 경찰이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현장을 방문하고 아동복지법과 보건복지부가 정한 아동보호전문기관 업무수행지침에 근거해 아동학대 피해조사를 진행해, 조사결과를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에 등록했다”면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피해 조사는 위법 여부를 가리는 것이 아니고 아동학대 관련 규정 등에 따라서만 판단되며, 아동의 상담과 치료, 회복, 예방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10일 오전 대전 서구 모 초등학교 정문 앞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당시 근무했던 학교 교장 앞으로 항의성 근조화환이 쇄도하고 있다. 숨진 교사가 초등교사노조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당시 친구를 괴롭히는 학생 행동을 지도하다 불거진 학부모의 악성 민원 때문에 학교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당시 교장과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대전 서구 모 초등학교 정문 앞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당시 근무했던 학교 교장 앞으로 항의성 근조화환이 쇄도하고 있다. 숨진 교사가 초등교사노조에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당시 친구를 괴롭히는 학생 행동을 지도하다 불거진 학부모의 악성 민원 때문에 학교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당시 교장과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이어 “조사 자료는 수사 중인 경찰 요청에 따라 제출할 의무가 있어서 경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동과 교사 모두의 존업성이 존중받고 모두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아동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교사와 부모 모두와 함께 협력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세이브더칠드런은 “이 사건을 계기로 더욱 무거운 책임과 소명감을 갖고 일할 것”이라며 “다시는 유사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다.

앞서 20년 넘게 교직생활을 해왔던 대전 관평초 교사 A씨는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뒤인 7일 끝내 숨졌다.

9일 오후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와 관련 가해 학부모가 운영한다고 알려진 유성구 한 가게 앞에 비난을 담은 시민들의 쪽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와 관련 가해 학부모가 운영한다고 알려진 유성구 한 가게 앞에 비난을 담은 시민들의 쪽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대전 교사노조와 동료 교사들에 따르면 그는 2019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했을 때 세이브더칠드런이 ‘정서 학대’ 의견을 낸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선 세이브더칠드런 후원을 해지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A씨의 아동학대 혐의는 다음해에 무혐의 처분으로 결론났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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