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이용한 76개 물공급시설…10개 모래댐 구축
6시간씩 물기르던 아이들, 이제 학교로…출석률 ‘껑충’
인근 지역으로 사업 모델 확장…코이카-자이카와 추가 사업
![코이카는 30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주(州) 로드워 지역의 나브웰푸스 물 공급 시설에서 유니세프와 함께 한 식수위생개선사업의 종료식 및 이양식을 개최했다. [코이카 제공]](https://wimg.heraldcorp.com/content/default/2023/08/31/20230831000427_0.jpg)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기후변화로 4년째 이어지는 가뭄으로 극심한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아프리카 케냐의 최빈곤 지역에 한국 정부의 무상원조사업으로 지역 주민 14만8000여명이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게 됐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는 30일(현지시간)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주(州) 로드워 지역에 위치한 물공급 시설 구축 지역 중 한 곳인 나브웰푸스 물 공급 시설에서 유니세프와 함께한 식수위생개선사업의 종료식 및 이양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임장희 코이카 케냐 사무소장과 샤힌 닐로퍼 유니세프 케냐사무소장, 케냐측에서는 앨리스 와오메 중앙정부 수자원부 장관, 투르카나주 부지사와 마을 주민 등 총 600여명이 참석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코이카는 30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케냐 북서부 투르카나주(州) 로드워 지역의 나브웰푸스 물 공급 시설에서 유니세프와 함께 한 식수위생개선사업의 종료식 및 이양식을 개최했다. [코이카 제공]](https://wimg.heraldcorp.com/content/default/2023/08/31/20230831000428_0.jpg)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530km 떨어진 투르카나주는 케냐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이다. 케냐 공공정책 연구 및 분석 연구소가 발행한 2020년 케냐 경제 리포트에 따르면 투르카나주의 빈곤선 이하 인구 비율이 79.4%로, 케냐의 전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한 사막 기후인 투르카나주는 최근 연 강수량이 60~70% 이상 줄고, 지표수의 90%가 마르는 등 심각한 물 부족 사태로 식량 부족, 수인성 질병 증가, 치안 문제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코이카는 2019년부터 유니세프와 협력해 550만달러(약 60억원) 규모의 ‘케냐 유니세프 투르카나주 기후변화 대응력 강화를 위한 식수위생개선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2월 케냐 투르카나주(州)의 칼로피리아 마을 주민들이 한국 정부와 유니세프가 함께 만든 공동수도 시설에서 물통에 물을 담고 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케냐)]](https://wimg.heraldcorp.com/content/default/2022/12/16/20221216000012_0.jpg)
투르카나주에서도 영양결핍 상태가 심하고 식수 공급시설이 없는 오리마, 중앙 투르카나 지역에 지하수를 활용한 76개 물 공급시설이 구축됐다. 태양광 동력 펌프와 지형을 고려한 수동펌프 관정을 설치해 전기가 없이 지속적인 에너지 조달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10개의 모래댐이 구축됐는데, 이는 지하수의 유실을 막고 인공적으로 모아두는 댐으로 연중 지하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치됐다.
그동안 땅을 파서 물을 길러왔지만 가뭄으로 그마저도 말라 고통을 겪어왔던 투르카나 주민들은 코이카-유니세프의 이번 사업으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물 공급시설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14개 보건시설 19개 초등학교, 2개의 중학교와 연결돼 7074명의 아이들도 마음껏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도 향상됐다. 매일 물을 구하기 위해 6시간씩 강가로 오가던 아이들이 물을 구할 수 있는 학교로 돌아가면서 2017년 97명으로 저조했던 등교율이 2020년 394명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케냐 투르카나주(州)의 칼로피리아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한국 정부와 유니세프가 협업해 개발한 지하수 관정으로 물공급 시설을 도와준 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모였다. 유목민인 투르카나 부족에게 식수와 가축용 물은 생계 수단이다. [케냐=외교부 공동취재단]](https://wimg.heraldcorp.com/content/default/2022/12/17/20221217000111_0.jpg)
유니세프는 이번 사업의 성과에 힘입어 이 사업을 자체 대표사업으로 선정하고 모델화해 인근 지역인 삼부루주(州)로 확대하기도 했다.
코이카는 지역사회가 해당 시설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86개의 식수위원회와 10개의 수자원이용자연합회를 조직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임장희 케냐사무소장은 “이번 사업과 투르카나주의 보건 및 위생, 기후변화 대응력 강화, 난민과 지역 주민 화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통합·연계돼 진행되고 있다”며 “투르카나 주정부와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코이카는 2024년부터 2027년까지 투르카나주에 683만달러 규모의 ‘통합적 식수위생 위기 대응 및 개선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투르카나주에서 영양·식량안보 사업을 진행 중인 일본 국제협력기구(자이카)와 세계식량계획(WFP)과 협력해 물 공급과 영양을 연계하고, 지역사회를 넘어 주정부 차원에서 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