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홍승완 기자] 대한민국 최고 부호 가문인 삼성가의 ‘공식적인’ 재산 규모가 ‘미국 10대 부호가문’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비상장계열사들이 상장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이 보유한 주식자산의 가치가 크게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28일 종가기준으로 살펴보면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가의 주식자산 가치는 26조원을 넘어섰다. 이 회장의 상장주식 가치가 12조2000억원대 인것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가치가 8조3000억원대,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주식가치가 각각 2조4000억원대다. 여기에 홍라희 여사의 삼성전자 지분가치를 더하면 총 26조원을 넘어선다. 올 초만해도 이 회장 일가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13조원대 였으나, 제일모직, 삼성SDS 등의 상장으로 이 회장 자제들의 주식 가치가 크게 늘었다.
26조원의 주식 자산은 상당한 규모다.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미화로 240억 달러에 이른다. 부동산을 비롯한 기타 보유자산까지 더하면 삼성가의 자산은 이보다도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정도면 세계의 거부들이 모여사는 미국에서도 ‘10대 부자 가문’에 들어 갈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로 포브스를 비롯한 복수의 경제전문지가 선정한 미국 부자 가문들의 자산 순위와 비교해보면 명확해진다. 삼성가의 재산240억 달러는 전체 10위에 해당된다. 현재 기준으로 154억 달러를 보유한 10위의 던컨(Duncan Family) 가문보다는 훨씬 많고 9위인 존슨 가문(Johnson Family)의 255억 달러에는 상당히 근접했다. 던컨 가문은 택사스에 기반을 둔 석유ㆍ가스 회사인 엔터프라이즈 프로덕트(Enterprise Products)’사를 소유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 부자 가문 중 하나다. 미국 전역에 보유하고 있는 석유ㆍ가스 파이프라인의 길이만 무려 8만2000㎞에 달한다. 9위의 존슨가 역시 부자 가문이다. 1800년대 후반부터 자동차, 가구, 집, 구두 등 각종 세제 및 청소용품을 전문 생산해온 ‘S. C. Johnson & Son’사가 가문의 소유다.
현지 전문지들의 ‘부자 가문 리스트’는 상속자 세대들의 재산 합계를 선정한다. 창업자가 사망한 후 그 재산을 물려받은 2세대 이상의 후손들이 현재 얼마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반면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 마크 저커버그 같은 ‘현재 살아있는 창업자’들은 집계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창업주의 2,3세대 후손으로 이뤄진 현재의 삼성가와 비교하는 데에큰 무리가 없다.
현재 미국 최고의 부자 가문은 월마트를 이끌고 있는 월튼가(Walton Family )다. 6명으로 이뤄진 상속자들의 자산 총액은 무려 1600억 달러, 우리돈 175조원이 넘는다.
두번째로 재산이 많은 가문은 데이빗과 찰스 등 4명의 형제로 이뤄진 코흐가(Koch Family)다. 이들 형제의 재산은 890억 달러 정도로 평가 받는다. 이들 역시 아버지인 프레드 코흐가 1940년에 설립한 코흐 인더스트리를 물려 받았다. 석탄, 천연가스, 석유, 플라스틱, 펄프, 비료 등 생산안하는 것이 없는 회사다.
3위는 초콜릿 왕국 마스(Mars)사를 이끌고 있는 마스 패밀리다. 3명의 가족이 60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4위는 글로벌 곡물 메이저사의 하나인 카길(Cargill)사를 이끌고 있는 카길/맥밀런(Cargill/MacMillan Family)가문이다. 9명의 인물이 430억 달러에 달하는 가문의 자산을 쥐고 있다. 투자금융회사인 피델리티(Fidelity)사를 소유하고 있는 존슨가(Johnson Family)는 39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미국의 5번째 부자가문이다.
6번째 부자가문은 허스트가(Hearst Family)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 언론산업의 대부였던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William Randolph Hearst)의 후손들로 350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소유하고 있다. 7번째 부자 가문인 콕스가(Cox Family) 역시 미디어 재벌의 후손들이다. 3명의 후손들이 320억 달러의 자산을 손에 쥐고 있다.
8위의 프리츠커가(Pritzker Family)는 13명의 인물이 290억 달러를 나누어 보유 중이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인 하얏트(Hyatt)가 바로 이 가문의 소유다. 삼성가의 재산 규모가 대단함은 10위 이후에 이름을 올린 가문들을 살펴보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화장품 왕국 ‘에스티로더’의 로더(Lauder)가문이 155억 달러로 12위, 화학분야의 명가 듀퐁가(Du Pont)가 150억 달러로 13위, 맥주 버드와이저의 부쉬(Busch)가문이 130억 달러로 17위에 랭크 되어 있다. 20세기 초 세계 최고 부호였던 존 D 록펠러의 후손들로 이뤄진 록펠러 가문의 공식적인 자산도 현재 100억달러로 24위에 그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