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의 참절 및 국헌문란 등 반국가 활동을 한 사람에 대해 변호인의 접견 및 교통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이 외국의 유사 입법례라며 제시한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3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내면서 제안 이유에 “독일은 형사소송법에서 ‘내란, 간첩 등 변호인의 참여가 국가의 안전에 위해를 초래할 경우 ‘모든’ 변호인은 참여가 배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무부 형사법제과가 지난 2012년 6월 번역한 독일의 형사소송법(138조b)에 따르면 “그의 참여(seine Mitwirkung)가 독일연방공화국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여기게 되는 특정한 사실이 존재할 때에는 변호사(ein Verteidiger)을 절차참여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즉, 특정 변호인의 참여가 위험을 초래할 경우 ‘해당 변호인’만 배제하는 것이지 ‘피의자가 변호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법 138조C에서는 “(변호사 배제) 명령의 효력이 지속하는 동안에는 법원은 제147조(피의자의 기록열람)와 제148조(피의자의 접견교통)에 따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다른 변호인을 선임해야 한다”고 해 특정 변호인이 배제될 경우 피의자가 다른 변호인을 선임해 변호사의 접견ㆍ교통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원이 도울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 김 의원은 일본과 영국 등도 수사를 위해 필요한 때는 접견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일본(형사소송법 39조 3항)은 기소 이전에 한해 변호인 접견권을 제한하며, 영국(경찰 및 형사증거법 58조)은 체포 후 36시간 동안만, 증거인멸 및 도주예방을 위해 제한하고 있다. 재판을 진행할 때까지도 변호인 조력권을 제한하는 ‘김진태 법’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외국입법례도 없는 법이라면 상임위 통과 전에 진상이 드러나서 폐기되거나 혹시 통과되더라도 우리 헌법재판소에서 쉽게 위헌판정을 받을 것”이라며 “전례없는 이런 극단적인 법을 발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평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역시 성명서를 통해 “헌법재판소 역시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은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게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어서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ㆍ공공복리 등 어떠한 명분으로도 제한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제출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유린하는 것”이라며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