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또다른 골칫거리를 낳고 있다.
비록 지난 주말 통진당 해산 반대 집회는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지만 앞으로 대규모 집회ㆍ시위가 계속 예고돼 있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5조 적용을 두고 경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행 집시법 제5조 1항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 같은 조 2항에서는 이런 이유로 금지된 집회 또는 시위를 선전하거나 선동해서도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법무부는 “해산 선고 이후 통진당이 주최하는 집회는 모두 불법 집회”며 “통진당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집회도 집시법에 의거해 금지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헌정 사상 정당 해산은 이번이 처음이라 집시법 5조를 실제 적용한 사례는 없다. 22일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경우는 법 적용 전례가 없어 법의 일반 상식을 가지고 신중히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표현의 자유에 따른 정당한 비판과 법 위반 사항을 구분하겠다는 입장이다.
통진당 해산 규탄 발언이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인지, 혹은 표현의 자유에 따른 비판인지 가려내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단순히 통진당 관계자들이 집회 및 시위 신고를 하거나 집회에 참가했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불법’으로 규정해 ‘금지통고’ 및 ‘해산명령’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발언 뿐 아니라 집회 주체자와 참가자, 집회 목적과 내용, 집회 방법, 주요 발언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방침이다.
현장 지휘관이 종합적인 판단 끝에 법 위반으로 결론을 내리면 집회 해산 명령을 내리고, 집회가 끝난 후라면 집회 주최자를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경찰은 여전히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의 구체적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경찰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과도한 집회 탄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는 지난 19일, 20일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에 열린 집회에 참석 “통진당은 독재정권에 의해 해산당했다”며 “정권은 반대 세력을 압살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민주주의를 향한 더 큰 행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단체들은 22일 각계 원로 인사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열고 23일에는 ‘통진당 해산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다. 오는 27일에는 전국적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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