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박대통령 문건유출 언급’ 공감 속 공식석상선 입조심…어정쩡한 입장만 되풀이
‘정윤회 동향’ 청와대 문건 파동으로 새누리당 내에서도 청와대 비서관 3인방(이재만 총무ㆍ정호성 제1부속ㆍ안봉근 제2부속)의 퇴진이 불가피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할 말은 하겠다”던 당 지도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고 친박(박근혜)계로 꼽히는 중진의원들 조차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상 교체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집권여당이 청와대를 향한 ‘쓴소리’를 삼가면서 정국 수습의 주도권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비주류 친이(이명박)계 중심으로 ‘청와대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 의원들도 사석에서는 “대통령이 바뀔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라고 우려한다.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밝은 친박계 중진 의원은 18일 헤럴드경제 기자와 만나 “이번 개각 때 청와대 인사에 대한 후보 추천을 광범위하게 받아야 한다. 그게 안되면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대통령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비선실세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한 사과하는 취지 정도의 언급이라도 하셔야 한다”며 “이대로 덮어두면 제 2의 ‘문고리 권력’ 논란이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영남 지역 친박계 의원도 “대통령께서 오히려 언론이 바뀌어야 한다고 하고 계시니 나도 대통령을 모르겠다.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청와대 인사 쇄신이 해결책이 될 수가 없다”며 청와대 개각만으로는 비선실세 의혹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이들이 사석에선 오프(비보도)를 전제로 이같은 견해를 밝히면서도 공식적인 자리에선 ‘입조심’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도 보름이 넘도록 “신속한 검찰 수사”, “야당의 정쟁 자제”를 언급하는 선에서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를 향한 쓴소리는 없다. 청와대를 두둔하기도 비판하지도 않으면서 ‘어정쩡한’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당 내에선 내년도 하반기에 접어들면 총선 분위기가 조성되는 만큼 ‘문고리 권력’ 의혹이 다시 불거질 수 있을 만한 불씨에 미리 물이라도 끼얹어 놓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은 “수도권은 말할 것도 없고 일부 영남권에서는 경기도보다 대통령 지지율이 더 낮게 나오고 있다”며 “아직 1년 정도 남았기 때문에 지금은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내년에 또다시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지면 그땐 선거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