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2년 불법 개설기관 단속 결과

6월말 '은닉재산 포상금제' 도입...20억원 이하 포상금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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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등 불법 개설기관이 요양 급여비와 의료급여비 명목으로 불법적으로 진료비를 청구해 건강보험공단 재정에서 받아간 돈이 2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건보재정을 갉아먹는 폐해가 심각한 만큼 건보공단도 불법 개설 의료기관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해 지속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징수율은 7%도 채 되지 않는다. 자체 수사권이 없기 때문이다.

17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재정 건전화 계획의 일환으로 불법 개설 의심 요양기관에 대한 행정조사를 확대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보공단은 최근 3년간 (2020~2022년) 지방자치단체, 대한약사회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불법 개설 의심 기관 489곳을 적발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건보공단은 이 기간 이들 불법 개설 의심 기관이 요양 급여비와 의료급여비 명목으로 불법적으로 진료비를 청구해 2조8984억원을 빼내 간 것으로 추산한다. 이처럼 사무장병원 등의 불법행위로 건강보험과 의료급여(극빈층에 국가가 세금으로 지원하는 의료비) 등 국가 의료재정이 축나지만, 의료당국이 회수하는 금액은 미미하다.

실제 건보공단의 '불법 개설기관 환수 결정 및 징수현황' 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22년까지 14년간 사무장병원 등이 부당 청구해서 타낸 요양급여액 중 공식 조사와 확인을 거쳐 환수 결정한 금액은 3조3415억원(불법 개설기관 1672곳)에 달했지만, 징수 금액은 2186억원(징수율 6.54%)에 불과했다.

건보공단에는 자체 수사권이 없는 탓이다. 공단은 일선 경찰에 사무장병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는데, 경찰은 보건의료 전문 수사 인력이 부족한 데다 다른 주요 사건에 밀려 수사가 평균 11개월을 넘기고 있다. 건보공단이 이미 사무장병원 등에 지급한 진료비를 환수하지 못해 재정 누수가 가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까닭이다.

예컨대 건보공단은 80~90대 연령의 고령 의료인을 고용해 사무장병원과 사무장약국을 설립, 운영한 A 연합의원과 B 약국을 적발해 2020년 12월 중순께 정식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그러나 약 11개월이 지난 2021년 10월 말에야 수사 결과를 통보 받으면서 불법으로 빼내 간 요양 급여비 2억여원을 제때 환수 조치를 하지 못했다.

이 탓에 건보공단은 현장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건보공단 임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을 부여하는 법을 입법화하려고 시도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건보공단 내부에선 자체 수사권을 확보하면 신속한 수사 착수와 종결로 연간 약 2000억원의 재정 누수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건보공단은 불법 개설기관의 부당이득금에 대한 징수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6월 28일부터 '은닉재산 포상금제'를 도입해 불법 개설기관이 숨긴 재산을 신고하면 20억원 이하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