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돈봉투 수사 전전긍긍

‘이정근발 사법리스크’가 더불어민주당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10억원대 금품 수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관련 검찰 수사가 민주당 의원 다수에게로 급격히 번지면서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내년 총선에서의 ‘정권 견제’ 표심이 높게 드러난 와중에 사법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고무적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13일 민주당 안팎에 따르면 현역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가 잇따르자 민주당은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이 1년 앞으로 바짝 다가온 상황에서 이른바 ‘이정근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이 언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를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날(12일) 검찰은 윤관석 민주당 의원(인천 남동을)의 국회 사무실과 지역사무실,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성만 의원(인천 부평구갑)의 지역사무실과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이정근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에서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돈 봉투를 윤 의원에게 전달해 달라는 녹음파일을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전 부총장 휴대전화에는 강래구 당시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장이 “봉투 10개가 준비됐으니 윤 의원에게 전달해달라”고 말한 통화 녹음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전당대회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가 선출됐다.

당사자들은 검찰의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반박했다. 윤관석 의원은 이날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어제(12일) 검찰의 압수수색은 야당 전당대회를 겨냥한 초유의 정치탄압이며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없이 이루어진 국면전환용 무리한 기획수사”라고 주장했다. 전날 이성만 의원도 “진술만으로 야당 의원들을 줄줄이 엮어 정치탄압에 몰두하는 검찰의 야만적 정치적 행태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선 압수수색 시점에 대한 의구심도 이어졌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부총장 휴대폰) 포렌식이 오래 전에 있었는데 묘한 시기에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것 같다”며 “여당 입장에서는 국면 전환이 필요한 시기 아닐까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노웅래·노영민·이학영 민주당 의원도 뇌물수수, 취업청탁 의혹 등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 사건에서 파생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윤관석·이성만 의원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향후 검찰의 추가 소환조사 또는 신병확보 시도 여부에 따라 정세가 요동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또, 이 전 사무부총장이 송영길 전 대표 체제에서 당직을 지냈던 만큼 참고인 신분인 송 전 대표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의원들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에 투표하겠다’는 유권자가 50%를 넘어선 가운데, 자신감 있는 분위기에서 몸을 풀던 민주당 총선전략에 대형 변수가 들이닥친 셈이어서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모든 통화를 녹음했다고 하니 (의원들) 혐의에 개연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외에도 검찰과 윤석열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카드’가 많을 것이라 생각돼, 상당히 우려된다”면서 “다만 지지율은 몇 번씩 출렁거릴 것이고 막판에 어떻게 나타날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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