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국민 혈세를 이용해 무리하게 추진됐다는 비판을 샀던 ‘예멘 4광구 석유 개발사업’을 둘러싸고 사업 추진 컨소시엄 구성업체인 주식회사 한화와 한국석유공사가 소송을 벌이게 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화는 “투자 당시 지급한 선보상금 60억여원을 돌려달라”며 석유공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냈다.

석유공사는 2005년 예멘국영석유회사로부터 4광구 개발 사업권 지분 50%를 낙찰받은 뒤, 한화 및 현대중공업과 함께 컨소시엄 구성 계약을 맺어 사업을 추진했다. 대외적ㆍ공식적으로는 석유공사만 지분권을 행사하고 한화와 현대중공업은 히든 파트너(Hidden Partner)로 참여하는 조건이었다. 한화와 현대중공업은 각각 미화 551만 달러와 1653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석유공사는 유사 사업에서 전례가 없는 ‘선보상금’을 추가로 요구했다. 석유공사는 4광구의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사업을 성공시켜 이익을 배분할 것이라는 명목을 내세웠다. 이에 한화와 현대중공업은 각각 투자금의 105%에 달하는 578만여 달러와 1735만여 달러를 추가로 지급했다.

하지만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석유공사는 당초 하루에 석유가 1만8412배럴씩 생산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생산량은 당초 예측량의 0.5% 수준인 하루 102배럴에 그쳤다. 한화 측은 “석유공사는 탐사ㆍ개발 사업을 거의 진행하지 않다가 지분 매각만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해 8월 석유공사는 “경제적 매장량이 확보되지 않고 탐사 유망성이 낮다”며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000억여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증발했다.

한화 측은 사업 실패의 책임을 석유공사 측에 돌렸다. 이미 지분 투자금과 그 105%에 달하는 선보상금까지 받은 석유공사로서는 사업에서 발을 빼더라도 실질적인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에 탐사를 고의적으로 지연했다는 것이다. 한화 측은 “석유공사는 대외적으로 지분권이 없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히든파트너의 불안정한 지위를 악용했다”며 “선보상금 조로 지급한 금액에 해당하는 60억여원을 되돌려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