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학교폭력에 대한 대응 및 예방책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가 ‘교육자다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자리로 남았다.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과 관련한 현안질의에서 관련 학교를 대표해 참석한 이들은 대부분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대답을 거부하거나 상식과 배치되는 답변을 내놨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군의 학폭 조치 기록 삭제에 대해 질의하며 고은정 반포고등학교 교장과 설전을 벌였다. 문 의원은 정 군의 학폭 이력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묻자 고 교장은 “2019년 2월 학생이 전임했기에 2019년 9월 2일자로 학교에 부임한 당시 사건을 몰랐다”고 답했다. 문 의원이 “반포고에 이런 학생이 많느냐”고 묻자 고 교장은 “모른다”고 답했고, 연이어 모른다는 고 교장에 대해 문 의원은 “그런걸 모르면 교장이 왜 있느냐”며 “교장 자격이 없다” 지적했다. 고 교장은 “그 학생(가해 학생)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면 낙인효과이고 그 아이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학급 담임”이라 반박했다.
반포고는 이후 학폭 기록 삭제 당시 학급 담임의 의견서를 두고도 위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정 군의 학폭 이력 삭제는 충분히 반성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담임의 의견서를 바탕으로 심의위원회가 열려, 심의위원 9명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반포고 측은 회의록에 (가해 학생이)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는 그런 내용이 있었다고 전했으나 회의록 공개는 거부했다. 문 의원은 정 군이 피해자에게 사과했는지를 확인했느냐 물었고, 고 교장은 “그런 내용은 아닌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에 문 의원은 “통상적 의미에서 반성이라면 내가 저지른 행동이 잘못됐다고 느끼는 것이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는게 당연한 수순”이라며 “그런 것도 없는데, (가해자가) 반성하고 있다고 한 담임의 얘기는 날조 아니냐”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반포고는 회의록 관련 기록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문제가 됐다. 교육위 유기홍 위원장은 “시종일관 그런 태도”라며 고 교장의 태도를 지적하며 “전혀 교육자적 태도로 보여지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한만위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장은 다양성 교육을 강조하다 학폭의 위중함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발언으로 이어져 논란이 됐다. 민형배 의원은 민사고가 학생들에게 신문을 하나씩 택해 보게 하는 것을 언급하며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에게 가한 언어폭력 중 ‘빨갱이’라는 얘기가 피해 학생이 제주 출신이라서 한 얘기가 아니라 경향신문을 보는 애들한테는 빨갱이라고 하고, 조선일보를 보면 적폐라고 하는 것”이라 전했다. 이에 한 교장은 “그런 용어를 쓸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의 자유”라며 “학교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 의원은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왜곡된 것을 교육 대상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냐, ‘빨갱이’나 ‘적폐’ 등의 용어가 폭력 아니냐”고 질의했으나 한 교장은 “그게 어른들한테도 폭력이냐. 일반적인 어른들의 행태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민 의원은 오후 보충 질의에서 “이런 인식을 갖고 있으니 사전에 예방이 가능한 학교폭력을 예방 못해서 이렇게 난리가 난 것”이라 재차 지적했다.
민사고는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간 분리 조치가 미흡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을 받았다. 정 군이 전학을 미루는 동안 정 군과 피해 학생은 같은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민 의원은 “분리조치를 할 수 있었는데도 거시경제학을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같이 듣게 놔둔 것이냐”고 질의하자 한 교장은 “그 과목은 한 과목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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