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테러 용의자 고문 실태를 조사한 상원 정보위원회의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CIA 전 국장들이 자신들의 심문은 정당했다고 일제히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딕 체니<사진> 미국 부통령도 상원 보고서를 가리켜 ‘엉터리’라고 폄하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CIA 전 국장과 부국장들은 10일(현지시간) ‘CIA의 심문은 많은 생명을 구했다’(CIA Interrogations Saved Lives)라는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상원의 CIA 보고서가 “민주당 한쪽의 입맛대로 편파적으로 작성됐다”면서 문제로 지적된 심문의 대부분은 “9ㆍ11 테러 이후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지 테넷ㆍ포터 고스ㆍ마이클 헤이든 전 국장과 존 맥로린ㆍ앨버트 컬랜드ㆍ스티븐 캡스 전 부국장이 공동 작성한 이 기고문은 민주당이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했다는 데 “CIA와 상원 정보위원회 소수인 공화당 의원들과 뜻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가 ▷용의자 수감ㆍ심문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환경’이었음을 무시하고 ▷심문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CIA가 백악관, 의회, 법무부를 무시하고 단독으로 용의자를 심문했다는 것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CIA가 테러 용의자들을 심문하면서 알카에다의 중요 인물을 체포하거나 사살하고, 대량 살상을 낳을 수 있는 테러 음모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고 이들은 역설했다.
일례로 알카에다 대원 아부 주바이다에 대한 심문을 통해 9ㆍ11테러의 기획자인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를 잡을 수 있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그로 인해 제2의 9ㆍ11테러를 기도했던 람지 빈 알시브, 2002년 발리 폭탄 테러 주역인 리두아 이사무딘도 줄줄이 붙잡을 수 있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알카에다 고위 조직원들을 제거함으로써 “수천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기고문은 설명했다.
한편 체니 전 부통령도 상원 보고서에 대한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이날 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보고서는 완전 엉터리(full of crap)”라면서 “깊은 결함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부통령이었던 그는 CIA가 각종 고문을 가했다는 보고서의 지적에 대해 “9ㆍ11테러 때 3000명을 죽인 악한들을 잡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 “그 이후 이어진 테러공격 기도로부터 나라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정보를 구할 수 있었다”고 정당화했다. 이어 “필요한 일을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항문을 통한 물고문이 사실이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 사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말할 수 없다”고 말을 흐렸다.
또 6000쪽에 이르는 전체 보고서의 양을 언급하며 “부분만 봤다. 요약본만 읽었다”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부시 전 대통령이 CIA의 심문 과정 전반에 대해 잘 몰랐다는 보고서의 결론과 달리, 체니 전 부통령은 “대통령은 심문 기술에 대한 논의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