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사태’ 부실 CP발행, 1조 7000억 피해
2014년 집단소송 제기 후 약 8년만에 1심 선고
피해자 1200여명 1350억원 규모 소송
관련 피해자 1만 7900명도 구제길 막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2013년 대규모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촉발된 ‘동양그룹 사태’ 피해자 1200여 명이 집단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 김지숙)는 피해자 1246명이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을 상대로 낸 1350여억 원 규모 증권관련 집단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심 패소로 관련 피해자 1만 7900여 명도 구제를 받지 못하게 됐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은 일부 피해자가 대표로 소송을 내 결과에 따라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효력이 미친다.
동양그룹 사태는 2013년 10월 부도 위험성을 숨기고 CP를 발행했다가 투자 피해를 일으킨 금융 피해 사건이다. 당시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인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네셔널, 동양네트웍스, 동양시멘트가 잇달아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4만1000여 명이 1조7000억 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당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계열사의 회사채와 CP을 무리하게 발행하다 투자 금액을 반환하지 못한 것이다.
사태가 불거진 후 금융감독원은 동양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 투자 피해자들이 제기한 분쟁조정을 진행했다. 이들이 투자한 3만 5754건 가운데 67.2%인 2만 4028건을 불완전판매로 인정했다. 피해자 1만 2000여명이 625억원의 배상을 받았다. 불완전판매는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다.
이와 별개로 피해자들은 동양그룹을 상대로 두 개의 증권관련 집단소송을 냈다. 동양그룹 계열인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 등 비상장법인까지 포함한 계열 전체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과 상장법인인 주식회사 동양이 발행한 회사채에 국한한 집단소송이다. 그러나 그룹 전체를 상대로 한 소송은 2016년 대법원이 투자자들이 제기한 문서제출명령신청을 기각하면서 소송허가를 받지 못했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은 일반 소송과 달리 법원의 심사를 통해 소송 개시를 허가받아야 한다.
다만 주식회사 동양이 발행한 회사채를 상대로 한 소송은 허가됐다. 당초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법이 원고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아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이 2018년 “대표당사자 중 일부가 집단소송의 구성원에 해당하지 않게 된 경우에도 다른 대표당사자가 요건을 갖춘 사람이라면 증권 관련 집단소송을 허가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은 파기환송심에서 집단소송을 허가했으나, 유안타증권이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고, 기각되면서 본격 집단소송이 시작됐다.
재판에서 피해자 측은 “금융거래 정보제출명령에 따른 문서를 (유안타증권 측으로부터) 받지 못한 상태”라며 “구성원별 입고된 주식 수가 확인돼야 손해금액을 산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안타증권 측은 “회사가 금융기관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갖고 있는 자료를 전달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문서를 만들어 가면서 해야 하는 부분은 있다”며 “대부분 최대한 협조해서 팩스로 전달했다. 말한 모든 자료를 (회사가) 갖고 있다고 전제해 숨긴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으로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고 2021년 만기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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