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관 모욕죄로 현행범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키고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지난달 30일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경찰 모욕죄 진정사건 분석 결과, 경찰관직무집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장구 사용 한도를 넘는 불필요한 수갑 사용이나 과도한 신체 제압으로 피의자가 다치는 사례가 많았다. 또 경찰관이 모욕 행위자의 인적사항을 알고, 도망ㆍ증거인멸의 염려가 없음에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사례도 상당수 확인됐다.

대법원은 현행범 체포를 위해선 도망ㆍ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야 하고, 이런 요건을 갖추지 못한 현행범 체포는 위법한 체포라고 판시한 바 있다.

아울러 경찰관이 모욕행위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우, 직접 수사보고서 및 현행 범인 체포서를 작성하는 등 해당 사건의 피해자로서 진술을 하게 돼 객관적 수사가 어렵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해 8월 주취ㆍ소란 행위 발생 시 모욕죄 현행범 체포를 통해 엄정대응 할 것을 일선서에 지시한 바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주취소란, 공무집행방해, 경찰관대상 모욕, 순찰차량 손괴방화 등으로 처벌받은 건수는 지난해 월평균1328건을 기록했으나 올들어 7월까지 월평균 1622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경찰청의 정책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인권위는 “공무집행 중인 경찰관을 모욕하는 등 주취ㆍ소란자의 행위로 정상적 공무수행이 어려워 합리적 방안을 강구할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다만 법률과 수사 절차상의 문제점이 있는 현행범 체포 방식을 통해 대응하라는 지시는 타당한 정책방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자칫 경찰관과 민원인 사이의 불신과 민ㆍ형사상의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으며, 경찰이 불법체포나 감금죄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인권위는 “경찰청이 경찰 모욕죄 사건을 정기적으로 검토해 적법절차 위반 여부를 파악하고, 관련 수사절차를 개선하는 등 공권력이 남용되지 않도록 개선 대책을 수립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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