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 택시증가, 승차난 완화

할증 40%인상에 승객 감소 우려

수요 위축으로 연말대목도 무색

이달초 강남역 인근에서 서울시 직원과 택시 업계 관계자들이 시민들의 택시 탑승을 돕고 있는 모습. [연합]
이달초 강남역 인근에서 서울시 직원과 택시 업계 관계자들이 시민들의 택시 탑승을 돕고 있는 모습. [연합]

택시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에도 택시 기사들은 여전히 울상이다. 서울시 심야 택시 할증 요금 인상에 불황이 겹치면서 연말 택시 수요가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일시적인 ‘빈차 대란’ 위기감까지 감지된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일 택시 심야 할증 요금 인상 이후 지난 16일까지 심야시간대(23~익일 2시) 평균 택시 운행대수는 2만 450대로, 요금 인상 직전 주(11월 24~30일) 1만 7966명 대비 13% 증가했다. 금요일인 지난 9일과 16일에는 각각 2만 8325대, 2만 8071대 택시가 공급됐다. 심야 할증 시간대는 자정~4시에서 22시~익일 4시로 2시간 연장됐고, 할증률도 시간대에 따라 20%에서 최대 40%(23~익일 2시)로 올랐다.

심야 시간대 택시 운행이 증가하면서 승객들의 승차난은 상당 부분 완화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2월 1~7일 택시 배차 성공률은 62%대로 11월(36%)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시민들이 일찍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빈차’ 또한 늘었다. 20년차 택시 기사 이모(72)씨는 “연말인데 밤거리가 한산하고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 할증 인상 이후 손님이 확 줄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년차 택시 기사 안모(54)씨는 “서울 안에서는 할증이 붙어도 고작 몇천원 더 버는 수준”이라며 “할증이 오르니 장거리 손님들이 일찍 집에가 벌이가 좋지 않다. 저녁에는 기사끼리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다. 불황에 송년회도 거르는 시민들이 많아져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임봉균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할증 인상에 기사들은 많아졌지만 승객은 감소해 ‘빈차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내년 2월 서울시 기본요금 1000원 인상을 앞두고 새로운 고민이 될 것”이라며 “요금 인상과 경기 침체로 심야 시간대 빈차가 늘어난 것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다만 상당수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는 수요 위축을 일시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전체 택시 기사 공급을 늘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심야 시간 택시 공급이 코로나19 기간에 비해서는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12월 평균(16일 기준) 심야 운행 대수는 2만 450대로 2019년 12월 평균 2만 7797대에 비해 26% 가량 적다. 현재 운행 대수 증가는 대부분 개인택시들이 주도한 것으로, 법인 택시 기사가 늘어나지 않아 공급량 증가에 한계가 있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교통시스템 연구위원은 “요금이나 가격이 오르면 단기간 수요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하고 또 예상한 부분”이라며 “오히려 기사 입장에서는 단가가 올라 수입 증대 효과가 더 크다. 수요 또한 계속 감소한 상태에서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자연합회 전무는 “법인 택시 기사를 늘리기 위해서는 요금 정상화와 함께 탄력적 기사 공급을 가능하게 할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한다. 택시 리스제 도입이 대표적”이라며 “근로와 임금 형태를 다양화해 법인과 기사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택시 리스제는 법인 택시 회사가 일정 자격을 갖춘 개인에게 법인 택시 면허를 대여해 주는 제도로 기사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