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독일 정부가 업무시간 이후나 주말 등에 일과 연관된 전화나 이메일 수신을 막는 법안을 고려하고 있다. 일과 시간 이외의 업무를 법적으로 제한한다는 것인데, 이같은 구상은 현지 국민들의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

안드레아 날레스 독일 노동부 장관은 현지 일간 라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계속 일하는 것과 정신질환과의 관계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며 ‘반-스트레스’ 규제안 도입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NBC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내년 의회에 입법을 제안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이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일부 독일 기업들은 이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은 회사가 지급한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은 일과 이후 이메일을 제한하고 있으며 임금 계약에 따라 오후 6시 15분부터 오전 7시까지 회사 이메일 서버는 메시지 전달을 중단하도록 프로그래밍 돼있다. 주말에는 아예 제한된다.

독일 노동자조합 측은 업무시간 증가, 멀티태스킹(동시에 여러 업무를 처리하는 것), 높은 수준의 실적기준 등으로 인한 압박 등을 주장하며 일과 후 이메일에 대해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노조 관계자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일을 한다”고 말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52%가 반-스트레스법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70%가 일과 시간 외 이메일과 전화로 인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것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독일은 법으로 1년에 4주 이상 휴가를 보장하고 있다. 독일 근로자들은 1주일에 평균 35시간 일하며 여성들은 14주 출산휴가도 보장받는다.

일각에서는 독일 경제성장이 노동에 대한 법적 보호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독일 DGB 노조연합의 잉고 뉘른베르거는 NBC에 “독일은 미국에 비해 노동자 보호 수준이 높지만 경쟁력 측면에서 미국인들보다 높다”며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건전한 업무가 경쟁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