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 로맨스스캠 일당 검거

우크라 파견 미군·의사 등 사칭 SNS서 피해자와 교류

많게는 수억원 송금받아 가로채…피해자 대부분 중장년

경찰 “외국인과 대화한다는 신기함 이끌려 피해 입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바흐무트 부근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그라드 다연장 로켓 발사기에서 로켓을 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바흐무트 부근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그라드 다연장 로켓 발사기에서 로켓을 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된 군인·의사 등을 사칭하며 SNS를 통해 친분관계를 쌓은 피해자들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가로챈 국제 사기조직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이 같은 '로맨스 스캠' 수법으로 피해자 31명으로부터 총 37억원을 편취한 국제 사기조직 일당 12명을 검거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미국의 군인·의사, 유엔(UN), 환경단체, 선박회사 직원 등 다양한 전문 직업을 사칭하며 SNS상에서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정부로 받은 포상금 및 보상금 등 거액을 한국으로 보내는데 필요한 통관비·택배비 등의 명목으로 적게는 100만원부터 많게는 수억 원을 송금받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조직적이었다. 피해자와 SNS를 통해 연락하는 해외총책, 해외총책의 지시를 받아 국내에서 인출책 등을 관리하는 국내총책, 피해금을 인출하는 인출책 등 철저한 점조직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피해금 인출 후 공범들 간 나눈 SNS 대화 내역을 삭제하고 착용한 의류를 폐기하는 등의 수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검거된 피의자들 중에는 아프리카 기니, 말리 국적 등의 외국인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에게 속아 돈을 보낸 피해자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 등 평소 접해보지 못한 이야기에 유혹되고, 외국인과 대화한다는 신기함에 이끌려 피해를 입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일당들의 여죄를 계속 확인하는 한편, 국내에서 활동중인 로맨스스캠 조직에 대한 검거 활동을 계속 펼쳐나갈 예정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로맨스 스캠은 SNS를 통해 장기간 감정적 교류를 맺은 관계로 인해 거액을 내주는 등 물질적·정신적 피해가 상당하고, 다양한 이유로 끊임없이 금전을 요구하는 심각한 범죄"라며 "SNS에서 무분별한 친구 추가를 자제하고, 상대방의 프로필 사진이나 직업, 거액을 소지하거나 요구하는 상황을 뒷받침하는 각종 증명서 등은 대부분 위조된 것이므로 쉽게 믿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현금, 가상화폐, 기프트카드 등 금전을 요구할 시 경찰에 신고하거나 지인을 통해 범죄 관련성 등을 거듭 확인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