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 폭설 정상운영

위험수당 지급 ‘대목’으로 통해

사고위험 알고도 ‘빙판배달’ 감수

“플랫폼 차원의 대책 마련 필요”

배달 딜레마의 계절이다. 눈이 쌓일수록 위험하다. 대신 배달 단가도 높아진다. 안전과 수익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주말까지 폭설이 예고된 상황. 배달 시장이 성숙한 만큼 악천후 대비 안전 대책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 시간당 4.5㎝ 눈이 쌓인 지난 15일 주문 중개 플랫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정상 운영했다. 폭설에도 주문 중단 조치는 없었다. 14~15시경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갑작스레 쏟아진 눈에 배달 지연 안내문을 띄우는데 그쳤다. 요기요만 수원 등 일부 지역에서 요기요 익스프레스 운영을 중단했다. 요기요가 주문 중개에서 배달까지 전담하는 서비스다.

이날 전국 곳곳에서 빙판길 교통사고가 이어졌다. 전라북도 장수군에서는 승용차가 농로에 빠져 60대 운전자가 헬기로 병원에 이송됐고, 강원도 철원군에서는 제설차량이 도로 옆으로 넘어져 50대 운전자가 다쳤다. 16일 새벽에는 3건의 빙판길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도로 상황은 위험천만하지만 배달 기사들에게는 ‘대목’이다. 일종의 ‘위험 수당’으로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역 배달대행사들은 날씨에 따라 건당 500~1000원의 배달료를 추가로 지급한다. 배달 플랫폼 또한 날씨와 배달 기사 수급 상태에 따라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비가 내릴 때는 건당 적게는 1000원 많게는 5000원 이상의 추가 수입이 발생한다. 배달 기사들이 ‘빙판 배달’을 감수하는 이유다.

3년차 배달 기사 이모(27)씨는 “최근에 배달 주문이 줄어서 허탕치기 일쑤였다. 날씨가 안 좋으면 돈을 더 벌 수 있어 낫다”며 “눈이 많이 올 때는 지금보다 돈을 좀 더 줘야한다”고 말했다. 5년차 배달 기사 하모(34)씨는 “눈 오는 날은 앞이 보이지 않고 도로도 미끄러워 체력 소모가 크다. 사실 사고가 난 적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대목’이라 일을 하러 나서게 된다”고 말했다.

주말까지 폭설이 예고된 만큼 배달 플랫폼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16일 오전 전국 기온이 영하를 기록하면서 내린 눈이 얼어붙었다. 17일 새벽부터 밤까지 충남, 호남, 제주를 중심으로 눈이 내릴 예정이다. 충남과 호남에는 대설특보가 발령될 정도다.

하 씨는 “돈을 더 벌려고 눈발을 뚫고 나가지만 돌아오는 길에 언제나 후회한다”며 “차라리 배달 플랫폼이 주문을 막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배달 플랫폼은 악천후로 주문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1월 6일과 12일 쿠팡이츠는 폭설로 수도권 배달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배달의민족 또한 B마트와 배민라이더스(현 배민1) 운영을 중단했다. 당시 일일 강수량은 2.3~2.6㎜ 수준으로 15일(2.4㎜)와 비슷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달 플랫폼도 데이터가 쌓인만큼 악천후 상황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 위험한 지역은 도보나 단거리 배달 위주로 할 수 있게 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소에는 낮은 단가를 유지하다 기상 상황이 나쁠 때만 수익을 몰아주는 구조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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