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협의체, 쟁점 추려 원내대표에게
이번주 예산안 처리 데드라인
정책 균형점보단 정무적 판단 앞설 듯
쟁점 사업·법안 아닌 ‘이상민 문책’이 관건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여야는 이번 주를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처리를 위한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 정기 국회 회기 내에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다. 여야간 의견차가 명확한 사업 예산과 예산부수법안을 중심으로 예산안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예산안 처리의 관건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문책 여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야의 예산안 협상 창구인 ‘2+2 협의체’는 여야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쟁점 사안을 추려서 여야 원내대표 사이의 예산안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는 분위기다. 이에 대통령실 이전 비용, 지역화폐 예산 등 여야가 증액과 감액을 요구하며 대치하는 예산 사업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법인세 등 여야간 입장차가 명확한 예산부수법안이 여야 원내대표의 협상 안건이 될 전망이다.
협의체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번주에는 예산안을 처리하는 데 이견은 없다”며 “협의체에서 합의되기 어려운 쟁점 사안을 추려서 여야 원내대표에게 공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정책위 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예산안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여야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정책 과제에서 균형점을 찾는데 실패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원내대표의 협상 테이블로 옮겨진 예산안은 결국 거대 양당의 정무적 판단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책의 구체적 내용보다는 양당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내년도 예산안을 결론짓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KBS에 출연해 “예산은 여야 정책위의장과 예결위 간사가 5일까지 논의하고도 안 되면, 원내대표들끼리 정무적 결단으로 처리를 하는 걸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예산안 합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안은 쟁점 예산과 법안보다는 이상민 장관의 문책 여부라는 관측이 많다. 현재 민주당은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 또는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오는 8일 예정된 본회의 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이 장관의 문책 방식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사실상 이번 주에 예산안을 처리하는 동시에 이 장관에 대한 국회 차원의 문책에도 마침표를 찍겠다는 계획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초 계획대로 (이 장관) 해임 건의안을 먼저 처리하고 거부 시 탄핵 절차에 돌입하는 단계적 방안과,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에 의해 지난주 본회의가 무산된 만큼 해임 건의안을 처리하고 바로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는 방안 등을 놓고 당내 총의를 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협의체 회의에서 “ 예산안은 예산안대로, 이상민 장관의 거취는 거취대로 하는게 책임정치”라며 “정부여당이 예산안과 거취 연계시켜 놓으니 이게 정말 책임정치인지 잘 모르겠다. 각각 판단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해임건의안이든 탄핵소추안이든 이 장관에 대한 국회 차원의 문책이 시도될 경우 예산안 처리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MBC 라디오에서 “(해임건의안 또는 탄핵소추안이 보고될 경우)예산안에 대해서는 처리가 안 될 것”이라며 “(예산은)정부의 동의가 있어야 되는데 예산안에 대해서는 처리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 예산안 처리가 무산될 경우 내년도 예산 집행과 관련해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선 여야 합의 무산시 국회 과반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단독으로 ‘수정 예산안’을 국회 표결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 국회는 예산 증액 권한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은 기존 정부 예산안에서 사업별 예산을 감액한 후 ‘수정 예산안’을 입법부 차원에서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윤심'만 바라보며 끝내 예산안 협상에 성의 없이 무책임하게 나온다면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처리를 위해 단독 수정안 제출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간 극한 대립으로 예산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헌정사상 처음으로 준예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준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이 올해 회기연도(12월31일) 안에 처리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예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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