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ㆍ배두헌 기자]검찰이 8일 박관천(48) 경정을 재소환하는 한편, ‘십상시’ 모임 내용을 박 경정에게 제보한 것으로 판단한 제보자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전날에 이어 이틀째 조사하면서 문건의 진위 여부가 가려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윤회(59) 씨와 관련한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문건의 진위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필요시 박 전 청장과 박 경정, 정 씨 등을 대질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여러가지 증거에 의해 박 전 청장이 박 경정의 제보자라고 판단했다”며 “박 전 청장과 박 경정 간에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필요시 양자를 대질심문하겠다”고 말했다.

8일 검찰에 재소환된 박 경정은 지난 주 병가에 이어 8일부터 12일까지는 다시 연가를 낸 상태다.

검찰은 정 씨가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두차례 청와대 이재만(48)ㆍ정호성(45)ㆍ안봉근(49) 비서관과 청와대 관계자 등 10명과 만나 비서실장 인사 등 국정에 깊숙이 개입했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문건에 기재된 J식당 등 식당 3곳을 압수수색하고 CCTV 화면, 결제내역과 식당 주인 조사를 마쳤다. 또 ‘십상시’ 관련자들의 통화내역, 위치추적 등을 확보했지만 이들이 J식당에서 모인 적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특정 장소를 한정해 보는 것이 아니라 그런 모임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박 경정이 문건 작성 경위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고,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이 ‘십상시’로 거론된 사람들이 단순히 J식당에서 모인 적이 없다는 것 만으로 ‘정윤회 문건’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짓기엔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올 1월6일자로 작성해 보고한 이른바 ‘정윤회 동향’ 문건에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정현 당시 홍보수석 등 실세 인사 교체설에 이어 4대 권력기관장 중 한명인 김덕중 당시 국세청장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은 문건 내용이 엄밀한 확인을 거치지 않은 ‘동향 보고’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제보자로 판단된 박 전 청장과 박 경정을 대질조사해 문건의 진위 여부를 밝혀낸다는 계획이다. 또 10일 오전 검찰에 출석할 정 씨와 조응천 전 청와대공직기강비서관의 대질조사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이른바 ‘정윤회 문건’에 대해 “찌라시에나 나오는 그런 이야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발언도 문건 진위 여부 수사 마무리를 재촉하는 요인이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중 관련자들의 ‘차명폰’ 분석과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등을 종합해 문건의 진위 여부를 최종 결론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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