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국에서 흑인 용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백인 경관들이 잇달아 불기소 처분을 받은 가운데, 사법당국이 경찰에 의한 살인사건 통계를 허술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이 저지른 살인임에도 지난 6년 간 550건 이상이 집계에서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자체 조사 결과 “매년 몇명의 사람들이 경찰에 의해 목숨을 잃는지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사법당국의 구멍 뚫린 통계 관리를 비판했다.
현재 미국에서 경찰에 의해 민간인이 사망하는 사건은 연방수사국(FBI),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법무부 산하 사법통계국(BJS)을 통해 집계가 이뤄지고 있다. 연방정부가 각각의 통계 작업을 하나로 통합ㆍ관리하지 않아 그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돼왔다.
실제 WSJ이 미국 최대 규모 경찰서 105곳에 요청해 받은 내부 수집자료를 분석한 결과 FBI의 집계와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2007년~2012년 105곳의 경찰서 소속 경관에 의해 발생된 살인은 최소 1800건에 달했다.
이 기간 FBI는 경찰에 의한 살인사건이 이보다 45% 적은 1242건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모두 용의자가 경찰 명령에 불응하거나 위협을 가해 불가피하게 발생한 ‘정당살인’이었다고 판단했다.
FBI에 경찰 살인사건을 아예 보고하지 않아 처음부터 통계에서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정당한 이유로 발생한 살인인 만큼 상위 기관에 알릴 필요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2007년~2012년 기간에 전국 치안기관 1만8000곳 가운데 대다수가 FBI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WSJ이 접촉한 105곳 중 35곳에서 수집된 경찰 정당살인 사건은 FBI 통계에 등장하지 않았다.
컬럼비아대 제프리 페이건 교수는 “경찰이 살해된 사건은 매우 주의를 기울여 집계하고 국가적 데이터베이스도 갖추고 있는데 경찰이 살인한 사건은 왜 그렇지 못하는가”라면서 경찰 살인사건 통계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FBI 측은 각 경찰로부터 자료를 받을 때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수정ㆍ입증 과정을 거친다면서 “인정받는 통계학적 방법론과 규범을 갖추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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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2007~2012년 경찰이 저지른 살인사건에 대해 미국 경찰서 105곳이 자체 집계한 수치와 FBI 통계 격차. 짙은 푸른색이 경찰서, 연한색이 FBI가 수집한 자료다. [자료=WS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