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답십리 굴다리 설치된 조형물

“철도 선로에 있어 차량·승객 안전 위협”

밥퍼측 “아무도 모르게 철거 강력 규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지하차도에 부착돼 있던 밥퍼나눔운동본부 조형물의 철거 이전 모습. [동대문구 제공]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지하차도에 부착돼 있던 밥퍼나눔운동본부 조형물의 철거 이전 모습. [동대문구 제공]
9월 28일 새벽 밥퍼나눔운동본부 조형물이 철거되고 있다. [동대문구 제공]
9월 28일 새벽 밥퍼나눔운동본부 조형물이 철거되고 있다. [동대문구 제공]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서울 동대문구가 답십리굴다리 지하차도에 설치됐던 무료급식소 ‘밥퍼’ 홍보 조형물을 ‘시민 안전’을 이유로 한밤에 철거했다. 이에 밥퍼측은 동대문구청장을 비판하며 구청 앞 항의 배식도 계획하고 있다.

1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희망트리’로 불리는 이 조형물은 무료급식사업을 진행해온 ‘다일복지재단’ 측이 2008년께 답십리굴다리 전농동 방향 벽면에 설치한 가로 3m, 세로 8.6m의 나무 모양 조형물이다. 2014년 청량리 방향 벽면에도 추가로 세워졌다.

그러나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도 선로 근처에 있다 보니 차량과 승객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동대문구 일부 주민이 조형물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을 구청에 줄지어 접수하면서 구청이 철거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에 올해 1월 한국철도공사가 동대문구와 다일복지재단에 해당 시설물 철거를 요청했지만, 재단은 최종 철거 기한인 8월 24일까지 자진 철거 명령에 응하지 않았다.

동대문구는 8월 25일 강제철거 행정대집행 계고 통지를 했고, 전날 철도공단이 긴급 단전을 승인하자 이날 새벽 조형물을 철거했다. 구는 “해당 조형물은 밥퍼 측이 철도부지 담장에 적법한 절차 없이 무단으로 설치한 불법 옥외 광고물”이라며 “철도와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어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9월 27일 한국철도공사에서 긴급 단전을 승인받은 구청은 크레인 두 대와 인력 50여명을 현장에 투입했고, 다음 날인 9월 28일 오전 1시쯤부터 3시간에 걸쳐 철거를 완료했다.

다일복지재단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해당 조형물은 밥퍼 측에 의미가 깊기 때문이다. 다일복지재단측은 “2002년 문화부 장관이 이곳에서 진행되던 밥퍼의 성탄 예배를 보고 감명을 받아 조형물 제작을 제안했다”고 주장하며 이 조형물을 ‘희망트리’라고 불러왔다.

재단 대표인 최일도 목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가난한 사람의 희망을 뽑아버린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 구청장이 대화를 통해 민원을 해결할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게 강제 철거를 진행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겨울이 오기 전에 희망트리를 다시 세우는 일을 응원해달라”며 조형물을 재설치할 뜻을 밝혔다. 밥퍼측은 이외에도 구청 앞에서 항의하는 차원의 운동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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