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267마리가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동행

안내견이 훈련사들과 보행한 거리 지구 20바퀴 수준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회공헌 의지에서 시작된 안내견 분양이 올해로 29주년을 맞았다.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이들도 거리낌없이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이 회장의 뜻 덕분에 267마리의 안내견이 삶의 동반자로서 시각장애인들의 품에 안겼다.

20일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새로운 안내견과 졸업한 안내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함께 내일로 걷다,’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퍼피워커(시각장애인의 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생후 7주부터 1년 동안 자신의 집에서 돌봐주는 자원봉사활동자들),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가족, 삼성화재안내견학교 훈련사 등 안내견의 생애와 함께 해 온 5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안내견과 은퇴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만남을 가졌다.

특히 이번 행사명을 ‘,(콤마)’로 맺어 새로운 안내견과 시각장애인 파트너와의 동행이 시작된다는 점, 은퇴견과 이에 대한 입양가족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는 점 등을 담아 이날 행사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의미를 부각시켰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퍼피워커 자원봉사자들이 자신들이 키운 강아지가 안내견으로 성장한 것에 대한 감동과 떠나 보내야 하는 아쉬움을 표하며 눈시울이 붉히기도 했다.

또 퍼피워커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안내견 활동을 시작하는 8마리와 이들의 두번째 가족이 될 시각장애인 파트너 8명 역시 소개됐다.

퍼피워커,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거쳐 반려견으로서 생활을 시작하는 은퇴견들도 행사에 초대됐다. 은퇴견 6마리 중 3마리는 강아지때부터 함께 했던 퍼피워킹 가족에 입양됐다. 헤어진지 6~8년만이다.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이들과 함께 새롭게 안내견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 퍼피워커(자원봉사자), 삼성화재안내견학교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삼성 제공]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이들과 함께 새롭게 안내견 활동을 시작하는 안내견, 퍼피워커(자원봉사자), 삼성화재안내견학교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삼성 제공]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개를 바라보는 모습 [삼성 제공]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개를 바라보는 모습 [삼성 제공]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훈련사가 안내견 보행 체험을 시연하고 있다.[삼성 제공]
20일 용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 훈련사가 안내견 보행 체험을 시연하고 있다.[삼성 제공]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1994년 안내견 ‘바다’ 분양을 시작으로, 매년 12~15마리를 무상 분양하고 있다. 가장 최근 파트너와 맺어진 ‘그루’까지 포함하면 총 267마리가 분양됐고, 현재 70마리가 안내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등 사회 각계각층의 파트너들이 이곳에서 안내견을 분양받았다. 안내견 훈련사들이 예비 안내견과 함께 보행한 거리만 지구 둘레(4만㎞)의 20배에 달하는 78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안내견 양성과 함께 안내견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안내견 사업이 갓 시작된 1990년대 초반에는 안내견과 함께 식당을 찾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할 때 개라는 이유로 거부를 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삼성화재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시각장애 체험이나 ‘안내견과 함께 하는 대중교통 이용’ 캠페인을 벌였다. 정부와 국회도 안내견을 동반한 시각장애인이 공공장소에 출입하는 것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할 경우 처벌받게 하는 장애인 보조견 관련 조항을 1999년 ‘장애인 복지법’에 도입했다.

이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 이를 기념하며 시각장애인 안내견 학교를 설립했다. 초일류 삼성을 향한 변화의 첫 걸음을 사회 공헌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 회장은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사회의 일원으로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평소 생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이 회장의 뜻에 따라 삼성은 1993년 체계적인 안내견 양성기관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이 회장은 동물을 통한 사회공헌 노력을 인정받아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로 29년을 맞은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내년이면 30주년이 된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내견 육성·훈련, 직원교육 등에서 세계안내견협회(IGDF)의 인증을 받은 검증된 전문기관이라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안내견과 파트너를 위한 다양한 활동 방안을 고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는 “앞으로도 안내견과 파트너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