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위 산업이 올해 수출액 100억달러를 돌파하며 새 역사를 쓸 전망이다. 폴란드 대규모 수출 계약 성사로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한 데 이어 노르웨이, 호주 등으로 수출 선을 확대하면서 ‘방산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속도를 올리고 있다. 방위사업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 방위산업 수출액수는 100억달러(한화 약 13조9300억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한국 방산 수출액은 그동안 25억~35억달러 대에서 머물렀으나, 지난해 방산수출 수주액이 72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또다시 최고 금액을 새로 쓰며 수출 규모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의 1등 공신은 폴란드 수출 계약이다. 지난 7월 한화디펜스의 K9자주포 648대를 비롯해 현대로템은 K2전차 980대, 한국항공우주산업은 FA-50 경공격기 48대 등에 대한 기본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만 최소 25조원에서 최대 40조원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도입물량·시기 등을 확정짓는 1차 본계약도 마무리됐다.
올해 추가적인 수출 낭보가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한화디펜스의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이 호주 궤도형 장갑차 도입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수출이 성사될 경우 공급 규모가 수백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의 K2전차도 노르웨이에서 최대 100대, 2조원대 수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KAI도 말레이시아에 FA-50 경공격기 18대를 수출하는 1조원대 계약 체결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이 모두 성사될 경우 100억~150억달러 이상의 수출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각국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기로 하면서 한국이 세계 4~5위 방위산업 수출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탈세계화로 인한 국가안보 환경의 전환으로 국방비 증가가 가시화되는 환경에서 한국 방산 기업들은 성능, 가격, 신속한 공급능력 등 3박자가 갖춰져 있다”며 “고객 맞춤형 부품과 호환성 및 성능개선 측면에서도 방산수출의 지속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 및 국내 방산 업계의 꾸준한 연구·개발 노력이 수출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K-방산 수출 성과와 민군 R&D 협력의 주요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방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확대해 전체 연구개발비 및 국방비에서 국방연구개발 비중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였다”며 “그 결과 무기체계 및 기반기술 개발 성공을 바탕으로 괄목할 만한 수출 성과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가격 대비 성능’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추가 시장을 확보하는 데 제한이 될 수 있는 데다 첨단·핵심 기술 및 부품을 해외에 의존하면 무기체계 성능을 개선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군과 민간이 적극적으로 연구 개발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양 방향 민군 협력을 통해 국방 연구개발의 결과물을 민간으로 확장해, 기술 사업화 및 사회 전반의 혁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책수단을 확대 및 다양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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