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도 디지털전환시대에 에듀테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그 바탕에서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런 우려를 관리하면서 전진해야 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말 3기 정책방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디벗’이 자녀의 스마트기기 의존도를 높인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크다는 데에 대한 답변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관내 모든 중 1학년생에게 스마트기기를 나눠주는 ‘디벗’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벗’이란 뜻의 디벗은 학생에게 태블릿PC 또는 노트북, 전자펜 등을 나눠줘 수업과 학습에 활용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올해 680억원을 들여 중 1에게 7만2070대, 교사에게 1만7811대를 지급했다.

하지만 학습결손을 해소하고 미래 교육에 대비하겠다고 야심 차게 출발한 디벗이 정작 학부모들에게는 골칫덩이로 전락한 모습이다. 디벗이 스트레스가 됐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올해 중1 학부모가 된 서울의 한 학부모는 “중학교 입학 후 아이들에게 노트북 또는 패드가 지급됐고, 당연히 학교에서 관리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스트레스만 더 늘었다”며 “코로나19 이후로 노트북 사용시간이 늘어서 걱정인데 디벗은 시간관리가 되지 않아 더 힘들다”고 말했다. 수업시간 내내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거의 매일 책가방에 넣고 다니고, 무엇보다 시간관리가 되지 않아 유튜브, 게임시간이 늘어도 별다른 방법이 없기때문이다. 또 다른 중 1 학부모 이모 씨는 “게임을 안 하던 아이가 디벗 때문에 게임에 빠졌다”고 토로한다. 일부 학부모는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학교 소관이라는 답변을 얻었다며 학교에서 왜 디벗을 나눠주기만 하고 관리를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특히 맞벌이가정의 경우, 아이가 혼자 집에 있을 때가 많아 디벗을 통제하기가 더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디벗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디벗의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자평하면서 사업 확대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조 교육감은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중고생과 교원에게 디벗을 지급해 학생 개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만 312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물론 디벗의 도입 취지는 반길 수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제기하는 불만을 잘 들여다보면 해법도 찾을 수 있어 보인다. 디벗이 학교에서 수업의 도구로 잘 활용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면, 학교에서만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그러려면 학교에 디벗을 보관할 만한 공간도 필요하고 충전을 하는 방법도 구상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제라도 디벗사업을 확대하는 데에만 치중하지 말고, 디벗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학교에서 관리하는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 수업시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도 좀 더 모색해야 한다. 디벗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고 ‘골칫덩이 사업’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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