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당방위의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성매매 후 현금을 훔쳐 달아나려던 여성과 실랑이를 벌이다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장애인 남성이 정당방위를 인정받은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하반신 마비 장애인인 A 씨는 30대 여성 B 씨와 성매매를 하고 이른바 봉사료와 모텔비를 지급했다. 문제는 모텔을 나오면서 추가 숙박비를 요구받으면서 발생했다. 숙박비를 내려던 A 씨는 지갑 속에 현금이 사라진 것을 보고는 B 씨에게 가방을 확인하자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붙어 휠체어에서 움직일 수 없었던 A 씨는 도망가려는 B 씨의 가방끈을 잡고 다투다가 함께 넘어졌다. B 씨가 A 씨의 팔을 물자 A 씨는 B 씨의 목을 양손으로 잡아 밀쳤고 결국 두 사람은 모두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당시 재판부는 B 씨에게만 유죄를 선고하고 A 씨의 행동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가 B 씨의 목을 잡아 민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는 하반신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A 씨가 넘어진 상태에서 상대 여성이 팔을 물자 이를 막기 위해 소극적으로 저항한 행위였다”며 “이는 A 씨가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해 인정될 수 있는 행위로서 정당방위 혹은 정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목을 미는 강도가 강하지 않았다는 점도 정당방위를 인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반 사정을 보았을 때 B 씨가 A 씨의 현금을 가져간 정황이 인정돼 도망가려는 여성을 A 씨가 붙잡기 위해 가방끈을 잡아당기는 등의 행위를 취했던 것 또한 정당 행위에 해당돼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