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많아지면서 제주도와 전남 지역에서 태양광발전량이 늘었는데 지난해 저희 발전사에만 출력이 제한된 게 최소 세 번이나 됩니다.”
최근 만난 전남 지역의 한 태양광발전사 관계자의 말이다. 재생에너지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이른바 ‘컷테일(Cut Tail·출력 제한)’을 두고 한 말이다. 출력 제한은 발전 전력량이 넘칠 경우 한국전력공사에서 정전을 방지하고 계통을 안정시키기 위해 발전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것을 일컫는다.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은 재생에너지 특성 상 전력거래소는 전력계통망에 전력량이 일정하게 흐르게 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어하고 있다. 실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제주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25회 출력 제한이 이뤄졌고 올해 상반기에도 태양광 및 풍력 발전에 대한 출력 제한 조치가 60회 이상 진행됐다.
재생에너지 전력생산량을 감당할 수 없다면 저장을 해야 하는데 이조차 경제성이 떨어진다. 특정 시간대에 생산량이 몰리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데에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효과적이지만 정부는 올 초부터 신규 ESS사업자들에 대한 지원(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을 거둬들였다.
그러는 사이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애플과 구글, BMW 등 379개 기업은 ‘RE100(재생가능에너지’) 캠페인에 동참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그룹의 7개사를 비롯해 최근 LG이노텍, 네이버 등이 RE100에 참여하고 있으나 가입된 기업은 22개사에 그친다.
재생에너지로만 전력을 수급하자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당장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리라는 압박에 부딪히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80곳) 중 28.8%가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았다고 응답했다.
주요 기업들은 아직까지 해외 사업장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중국, 유럽의 사업장은 2020년부터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해외 전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국내를 포함한 모든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100% 전환 목표시기는 20년 뒤인 2050년으로 잡고 있다.
미래 세대와 지구를 사랑하는 선의로만 재생에너지를 외치던 시절은 지난 지 오래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하려면 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정부의 구태의연한 인식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반복되는 출력 제한이 한국의 재생에너지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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