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ㆍ서상범 기자] 주요 기업들이 올해 임원 인사를 앞당겨 진행하고 있다. 발빠른 조직 재정비를 통해 실적 악화에 따른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서다. 재계는 재구축된 진용을 통해 내년 사업계획을속도감있게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발빠른 임원인사의 포탄을 쏘아올린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매년 12월 말에 진행하던 임원인사를 지난 10월 두달 가량 앞당겨 단행했다. 올 들어 3조원 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회사가 위기에 빠지면서 그룹 내 조선 계열사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임원 262명 중 31%인 81명을 감축하는 고강도 임원인사를 조기에 단행했다.
조직 개편도 임원인사 직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유사 업무 및 비수익 부서 통폐합을 통해 전체 부서의 개수를 기존 432개에서 406개로 줄였다. 7개 사업본부 체제는 유지됐지만 본부 아래 부문 단위가 58개에서 45개로 줄었다. 수주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조선 계열사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신규 출범 시켰고, 대신 기획, 인사 등 지원 부서를 중심으로 인원을 줄이고 기능을 통합했다.
삼성 4개 계열사를 인수한 한화그룹은 빅딜 이틀만인 지난 28일 한화케미칼 등 5개 계열사 대표이사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어수선한 그룹 분위기를 다잡고, 4개사 인수를 계기로 사업개편에 속도를 내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사업 재편에 탁월한 성과를 낸 인사들이 대거 발탁됐다. 한화케미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창범 한화첨단소재 사장은 올해 6월 한화L&C 건재부문을 매각해 성공적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첨단소재 대표이사로 발탁된 이선석 전무도 자동차소재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소재 중심으로 회사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하는 작업을 해왔다.
포스코도 매년 3월 시행하던 정기 인사를 이달 말이나 내달 초로 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는 매년 3월 주주총회 이후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창립기념일(4월1일)에 맞춰 발표하는 일정을 고수해왔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인사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이같은 방침은 권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보다는 영업이익이 다소 개선됐지만 ‘분기 1조원’ 이익 달성은 아직 요원하고, 재무 개선을 위한 자산 매각 작업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내부적으로 빠른 조직 개편의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 역시 매년 2월이던 임원 인사를 올해는 두 달가량 앞당겨 12월에 단행할 계획이다. 제2롯데월드몰 부실 공사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수습하고 내년부터 그룹의 역점 사업을 빈틈없이 추진하기 위한 조치다. 롯데가 임직원 인사 시기를 앞당긴 것은 신동빈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연말 정기인사 대신 수시인사를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환율 변동의 여파로 실적 감소세가 나타났던 올 해는 수시 인사를 통해 재무통 출신의 인사를 대거 발탁했다. 지난 6월에는 현대제철과 현대로템 등 재경본부를 거친 현대제철 강학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7월에는 박한우 기아차 재경본부장이 사장으로, 이어 8월에는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이 역시 승진발령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