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8월 중순 이른바 ‘법카 의혹’ 수사 결과가 공개될 것이라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지난 22일 감사원은 ‘백현동 사업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감사원은 이 의원이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시가 백현동 개발사업에서 민간사업자에게 수천억원대 이익을 몰아주는 비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변호사비 대납 의혹,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로비 의혹, 성남FC 후원금 관련 의혹,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 본격적으로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나아가 정국 전체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현재 시점에서 예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8월 중순 이른바 법카 의혹과 관련된 경찰 수사 결과가 이 의원에게 불리하게 나올 경우 비명(비이재명)계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이 뭉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이 의원이 다른 의혹으로도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며 압박할 가능성이 큰데 비명 후보들이 들고나올 수 있는 규정은 민주당 당헌 제80조 1항이다. 이 조항에는 “사무총장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각급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비명 후보들은 이 의원을 당 대표로 선출할 경우 당 대표 부재 상황이 초래될 수 있으니 자신들에게 힘을 실어 달라는 식으로 호소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재명 의원이 매우 불리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첫째, 지금까지의 수사만 놓고 보면 그가 직접 뇌물이나 개발 이익을 챙겼다는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 둘째, 배임이나 직권 남용 혐의로만 기소될 경우에는 민주당 당헌 80조 2항이 규정한 “부정부패”와 관련된 혐의는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의원 측은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80조 3항을 들고나올 수도 있다. 이는 “1항의 처분을 받은 자 중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중앙당윤리심판원의 의결을 거쳐 징계 처분을 취소 또는 정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의원 측은 검찰 혹은 경찰 수사 결과가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민주당 당내 경선 불똥이 여권에 튀게 된다. 즉 이 의원이 자신에 대한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할 경우 국민의힘을 비롯한 여권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사태가 확대되면 정치권과 여론의 관심은 정치 보복과 정당한 수사의 구분으로 쏠리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여권과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는 일부 비명계 후보는 수사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취할 것이고, 이재명 의원 측과 민주당 지도부 일부는 기존의 정치 보복 프레임을 들고나올 것이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정치 보복인지, 아닌지는 수사 결과와 법원 판결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자신이 결백하다면 자신의 결백을 제삼자를 통해 증명하는 것이 당연하데, 여기서 제삼자란 경찰, 검찰 그리고 법원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과거 사례를 보면 일부 민주당 의원과 친이재명 측 의원들은 주관적 주장만을 남발할 가능성이 크고, 국민의힘과 야권 일부는 수사 결과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할 것이 분명하다. 이런 대립은 여야의 이분법적 구도가 아닌 여야를 초월한 복잡한 진영 구도 속에서 나타날 것이다. 매우 ‘복잡하고 난해한’ 투쟁의 서막이 시작된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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