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측이 2100억원대 세금에 불복해 낸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1-3부(부장 이승한·심준보·김종호)는 12일 신 명예회장의 소송수계인 신동빈 롯데그룹회장 외 3명이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 취소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수계는 소송 당사자가 소송을 제기한 뒤 변론 종결 전에 사망한 경우, 자녀 등 소송 당사자가 이를 승계하는 절차다.
1심에서도 롯데 측은 승소했다. 재판부는 “세무 당국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론 경유물산에 명의신탁한 것이라 인정하기 어렵다”며 증여세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2003년도 주식거래는 그동안 제3자에게 명의신탁 됐던 주식을 경유물산에 이전한 것으로, 경유물산을 설립하면서까지 제3자 명의로 있던 주식을 이전해야만 할 뚜렷한 동기를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증여세 논란은 2016년 롯데 경영비리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검찰은 신 명예회장이 롯데그룹 지주회사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1%를 차명으로 보유하다 2003년 3월께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대주주로 있는 경유물산에 매각했는데 이 과정에서 증여세가 납부되지 않은 것을 파악했다. 이후 종로세무서는 ‘명의신탁 증여의제’에 따라 신 명예회장에게 약 2126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명의신탁 증여의제’란 명의신탁을 통한 조세회피 목적으로 주식 등의 재산을 소유자(명의신탁자)와 명의자(명의수탁자)가 다르게 등기하는 경우 이를 실제 소유자가 명의자에게 증여했다고 보고 증여에 대한 과세를 하는 제도다.
해당 증여세는 당시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신 명예회장을 대신해 아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2017년 1월 전액 대납했다. 신 명예회장 측은 이듬해 5월, 조세회피 목적이 없는 단순 명의신탁의 경우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기 때문에 과세가 부당하다며 불복 소송 제기했다.
신 명예회장은 2020년 1월1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후 신영자 전 롯데장학회장 이사장, 신동주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전 호텔롯데 고문 등 4명이 원고 지위를 이어받아 소송을 진행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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