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해 피살사건 TF’, 국방부 찾아 회의

안보실·국방장관·차관 ‘톱다운’ 지시 의혹 제기

“기밀정보 삭제 사실 공개 자체가 ‘보안사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TF 단장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TF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TF 단장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TF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정권교체 뒤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故 이대준 씨의 ‘자진 월북’ 판단 번복 과정에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이 관여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이 씨 사건 기밀정보 일부가 군 정보 유통망인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에서 삭제됐다는 논란과 관련 원본은 남아있으며 삭제 사실 공개 자체가 보안사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유감 표명 전 잇단 NSC 회의=민주당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는 김병주 의원은 7일 국방부를 방문해 신범철 국방부 차관 등과 가진 면담에서 “TF는 해경과 군이 아무런 증거 없이 말을 바꾼 정황에는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국가안보실이 깊게 관여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장관, 차관으로 이어지는 톱다운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지난 5월 24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주관하고 신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를 열고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토의를 가졌다.

이틀 뒤인 26일, 이번에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관으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NSC 상임위원회에서 토의가 이어졌다.

이후 같은 달 30일 국방부 정책기획차장 주관으로 열린 실무토의에서 국방부 최종입장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졌고, 6월 2일 정책기획관이 관련 내용을 이 장관에게 보고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의 최종입장 작성 과정에서 해경과 긴밀한 소통이 이뤄졌다면서 “6월 3일부터 16일 사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수차례 통화 내지 소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지침에 따라 ‘시신 소각 추정’으로 입장을 변경했다고 밝혔던 국방부가 사실은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개입으로 말을 바꿨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국방부가 이 씨의 자진월북을 입증할 수 없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합당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국방부는 예전 걸 분석했다는데 합동참모본부는 이에 대해 분석한 적이 없다”며 “합참 정보본부가 다시 분석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장·차관, 정책기획관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적으로 국방부 입장이 뭐냐는 질문에 국방부는 ‘2년 전 정보판단에 나오는 월북 추정이 현재도 유효하고 맞다, 단지 해경에서 수사종결 발표를 하니 국방부도 어쩔 수 없이 따라서 발표한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의 이 같은 입장을 신 차관을 비롯해 복수의 참석자들로부터 확인해 인정받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6월 16일 이 씨가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국민들께 혼선을 드려 유감스럽다면서 해경 수사 종결과 연계해 관련 내용을 다시 한번 분석한 결과 이 씨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군 당국은 당시 특별취급첩보(SI) 판단에 대한 입장에 변경이 없다는 얘기로 자진 월북 여부는 해경이 최종 판단해야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김병주(왼쪽) 더불어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TF 단장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TF 4차 회의를 마친 뒤 윤건영 의원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김병주(왼쪽) 더불어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사건 TF 단장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TF 4차 회의를 마친 뒤 윤건영 의원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공무원 피살사건 기밀정보 원본 삭제 안돼=아울러 민주당은 기밀정보 일부가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에서 삭제됐다는 논란과 관련 원본은 삭제되지 않았으며 삭제 사실 공개가 오히려 광범위한 보안사고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세부적으로 확인한 결과 정보 원본은 삭제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가 수백 군데 나가 있어서 관련 없는 부서에 나중에 배부선을 조정했다는 것”이라며 “관련 없는 곳에서는 정보가 떴다가 없어지니까 삭제됐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는 고도로 비밀을 요하는 SI 2급 체계”라면서 “문서 삭제나 배부선 조정 등 활동들이 외부에 나가는 것 자체가 광범위한 보안사고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방부가 자체 조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공교롭게도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정보만 삭제됐는 지에 대해선 “국방부가 확인해본다고 했다”며 “이렇게 삭제되는 게 일반적으로 많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또 “처음에는 정보를 모든 부서에 보내는데 정보가 좁혀지면 해당되지 않는 부서에 공유할 필요가 없는 게 많지 않느냐”면서 “그러면 배부선을 조정하고 배부선에 있는 부대만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기밀정보 삭제 의혹과 관련 “정보의 원본이 삭제된 것은 아니지만 군사정보통합체계에 탑재된 민감한 정보가 직접적인 업무와 관계없는 부대까지 전파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한 것으로 안다”며 김 의원과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김 실장은 “군사정보통합체계는 여러 가지 운용체계 가운데 작전상, 군사적 목적상 고도의 보안 유지가 필요한 정보를 유통하기 위한 체계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정보가 필요한 부대나 기관으로 가서 활용되는데 이런 민감한 정보가 직접적인 업무와 관계없는 부대에 전파되지 않도록 조치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