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고유가에 ‘유류세 최대 50% 인하’ 경쟁
앞서 당정, 법인세·종합부동산세 등 인하 방침
전문가 “재정건전성 악화…세수 부족 가능성”
“감세로 거래량 늘어나 문제 없다” 관측도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정부·여당이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대규모 감세를 통한 민간 주도 성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유류세 50% 인하’를 거론하고 나섰다. 여야를 막론하고 ‘감세’를 외치는 상황에 여당이 뒷받침하는 법인세·종부세 완화 정책과 민주당이 입법에 뜻을 모은 유류세 인하 정책이 시행되면 세입 기반이 흔들려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전방위적 감세 효과로 오히려 거래량이 늘어나 재정건전성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유가 폭등 대책으로 유류세 인하를 위한 법안 개정을 공언했다. 국민의힘 물가민생안정특별위원회는 전날 유류세 법정 최대 인하 폭을 현행 30%에서 5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을 밝혔다. 앞서 정부는 유류세 부담을 낮추고자 인하 폭을 탄력세율 최대 한도인 37%까지 확대했는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방침이다.
민주당 또한 같은날 ‘유가 200원 이상 인하’를 거론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휘발유와 경유값을 200원 이상 떨어뜨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관련 법 개정을 즉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정부가) 법정 최고세율 37%까지는 (인하)했는데 그 정도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라며 “지금 상황에선 최소 50%까지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에 앞서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인하하고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금액을 공시가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한시적 상향, 보유세 부과 기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 하향 조정 등의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
이렇듯 각종 감세 정책이 잇따라 예고되면서 세수 결손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윤석열 정부가 출범 전부터 강조해온 재정건전성 강화 기조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4월 국세수입 중 교통세는 유류세 20% 인하 조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1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류세 인하 폭이 커지면 세수 감소 규모도 자연스레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구조적으로 세율을 낮춰주면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확실하다. 중장기적으로도 세수가 늘어난다는 증거는 없다”며 “코로나19 상황에 재정적자가 악화된 미국에선 재정 구조조정에도 한계가 있어 증세를 이야기한다. 우리나라는 오히려 감세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정건전성을 높이겠다는 것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법인세 인하와 관련해 국내 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제 성장률을 제고하고 세수 기반을 확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 교수는 이에 대해 “실증적으로 밝혀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법인세율은 과거에 과도하게 올라간 부분이 있어 인하하는 게 맞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맞다”면서도 “감세를 한다고 해서 바로 세수 부족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가능성은 존재하기 때문에 지출 구조조정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감세 정책이 세수 부족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단편적 시각”이라며 “기본적으로 세율을 낮추게 되면 거래량이 늘어난다. 멈춰있던 주택 거래가 세율 완화로 늘어난다면 세금도 함께 거둬들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종전 전망치(3.1%)보다 0.5%포인트 낮춘 2.6%로 전망한 것 역시 감세 정책과 더불어 세수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또다른 문제로 꼽힌다. 하 교수는 “성장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떨어지면 세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 시행을 위해선 세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여소야대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당장 민주당은 유류세를 제외한 법인세, 종부세 등 감세 방침에 대해 ‘부자 감세’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hwshi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