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마의 휴일 캡처]
[영화 로마의 휴일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스페인 계단'으로 칭해지는 이탈리아 로마의 트리니타 데이 몬티 계단이 한 달 사이 2차례나 수모를 겪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인 남성이 스포츠카를 몰고 계단을 내려간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인 여행객들이 전동스쿠터를 내던졌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커플인 29세 남성과 28세 여성 미국인 관광객은 지난 3일 스페인 계단 아래로 대여한 전동스쿠터를 집어던졌다.

이로 인해 2만5000유로(약 3360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후 일단 이들에게 각각 400유로(약 54만원)의 벌금을 매겼다.

이들은 스페인 계단 출입을 영구 금지당했다.

가디언이 공개한 비디오에는 남성이 계단 위로 스쿠터를 몰고 가고, 뒤따르던 여성이 계단 중간쯤 멈추더니 자신이 타던 스쿠터를 계단 아래로 미는 모습이 담겨있다.

여성은 '순전한 장난'으로 스쿠터를 던졌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보도했다.

[이탈리아 로마 경찰 페이스북 캡처]
[이탈리아 로마 경찰 페이스북 캡처]

앞서 지난달 14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남성이 마세라티 스포츠카를 몰고 스페인 계단을 타고 내려왔다. 계단 일부는 파손됐다.

이 남성은 밀라노 말펜사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문화유산과 기념물 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로마 문화유산보호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이 사건으로 스페인 광장의 16번째와 29번째 계단이 부서졌다"며 "부서진 대리석 조각은 일시적으로 부착됐지만, 손상된 계단을 복원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 남성은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 없이 파손된 계단의 복원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계단은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한 곳이다.

17세기 교황청 스페인 대사가 본부를 둔 스페인 광장과 트리니티 데이 몬티 성당을 이어주는 계단이라고 해 스페인 계단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영화 '로마의 휴일'(1953)에서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배경지로 나와 더 유명세를 탔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