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가 군중의 분노로 가득찼다. 경찰차가 공격당하고 상점이 약탈당하는 등 도시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무장도 하지 않은 흑인 청년을 총으로 무참히 사살한 백인 경관에게 24일(현지시간) 불기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미국 NBC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퍼거슨시에서는 분노한 시위대의 과격행위로 경찰서 인근 경찰차가 불길에 휩싸였고, 맥도날가 습격당해 유리창이 깨지고 휴대전화 상점이 불타는 등 소요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지역에선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졌으며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은 퍼거슨 경찰서 인근에 모여든 군중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부 미국인들이 실망하고 심지어 분노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미국은 법의 지배 위에 세워진 국가인만큼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브라운의 부모가 평화적인 시위를 촉구한 점을 상기시키며 “병을 던지고 자동차 창문을 부수며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이번 일을 재산 약탈의 구실로 이용하는 것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분노한 군중들의 자제를 요구했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도 대배심 결정 공개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시위대와 경찰 모두 결정을 존중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닉슨 주지사는 퍼거슨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요 건물에 대한 주방위군의 투입을 밝힌 바 있다.

퍼거슨시 교육청은 25일 관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려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로버트 매컬리크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검사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8월 퍼거슨 시에서 18세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쏴 죽인 대런 윌슨(28) 경관에 대해 기소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없다’며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백인 9명, 흑인 3명 등 12명(남성 7명, 여성 5명)으로 이뤄진 대배심에서 기소 찬성 의견을 밝힌 이가 기준인 9명을 넘지 못했다는 뜻이다. 대배심의 결정을 대독한 매컬러크 검사는 브라운이 윌슨 경관에게 물병을 던져 승강이를 유발했다며 이후 사건 개요와 증거를 볼 때 윌슨 경관에게 죄를 물을만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브라운의 유가족은 즉각 “크게 실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측은 브라운과 윌슨 경관이 순찰차에서 몸싸움을 벌였고 이는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으나 유가족과 시위대는 무장하지 않은 무고한 시민을 사살하고 이는 인종차별이라며 기소를 요구해왔다.

대배심은 지난 8월 진상 조사에 착수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목격자 증언과 부검의 소견, 사건 현장을 찍은 사진 등 여러 자료를 자세히 살피고 윌슨 경관의 기소 여부를 심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