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은 ‘공명정대(公明正大)’를 경기도정 철학으로 내세웠다. 전임 지사인 이재명 국회의원의 공정과 공명정대는 의미가 다르다. 이재명은 공정을 외쳤지만 공정은 원래 불가능하다. 완벽한 공정은 신이 사는 세상에만 가능하다. 공명정대는 옳고 그름의 잣대다.
김동연은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아바타’라는 호불호가 갈리는 별칭을 얻었다. 이재명 지시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라는 악의와 함께 ‘반쪽짜리 경기지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남겼다. 경기도는 천년 역사를 자랑한다. 이재명은 천년도백 주인공이었지만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공명정대 사전적 의미는 하는 일이나 태도가 사사로움이나 그릇됨이 없이 아주 정정하고 떴떳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기대된다.
▶측근 공모잡음 이젠 없나=선거에 이기면 ‘점령군’이 된다. 인수위를 통해 점령군 윤곽이 드러난다. 역사상 점령군은 공정한 방식이 아닌 교활한 방법으로 요직에 배치됐다. 형식은 공모이지만 사실상 사전 내정은 기본이다. 김문수·남경필·이재명 지사 등 역대지사도 이런 잡음에 늘 시달렸다. 공정을 늘 외치지만 물밑에선 불공정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초 조직이 취약한 김동연 당선인은 이재명 조직을 이번 지방선거에 활용했다. 경기도청 공무원 사이에서는 아직도 ‘이재명 잔당’이 있다’고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재명 잔당이든 아니든 법이 정한 임기는 보장해줘야한다. 동시에 김동연 당선인 만큼은 공명정대한 공모를 통해 인재를 등용해야한다. 사전내정설이 또 나돌면 김동연의 공명정대는 구호에 그치게 된다. 경기도청에 근무하다 이재명 대선조직으로 가기 위해 사표를 냈다가, 패배하자 다시 김동연 조직에 들어간 일부 인사들의 ‘회전문 인사’가 단 1명이라도 이뤄지면 김동연 공명정대는 출발부터 실패한 프레임이 된다.
▶역사상 최초 경기도의원 여야 동수=이재명 전 지사는 비교적 경기도의회를 쉽게 활용할 수 있었다. 전체 142석 중 민주장이 135석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시리즈’ 힘의 원천인 예산도 경기도의회 협력이 아주 컸다. 하지만 이번 경기도의회는 극적으로 양 당이 78석 씩 동수가 됐다. 의장식을 둘러싼 내홍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조례와 안건 심의 의결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이루지못하면 김동연 경기도형 정치 모델이 암초를 만날 수 있다. 김동연의 지도력 평가를 받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경기도의회 역사상 최초의 여야 동수를 김동연이 잘 이끌어 낼지가 관건이다. 성공하지 못하면 대권잠룡으로 타격상을 입을 수 있다.
▶대권잠룡 시동, 성공할까=김동연은 새로운 물결 창당과 대통령 출마에 실패했다. 미국을 베껴서 만든 양당 정치의 벽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그는 관훈토론에서 양당 아무쪽과도 합당하지않겠다고 해놓고 왜 민주당에 들어갔는냐는 질문에 “양당 중 하나를 선택하지않고는 입지를 펼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솔직한 대답을 했다. 굳건한 양당제도 때문에 호랑이를 잡으려고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고 부연했다. 김동연은 경제통이다. 경기도 경제를 살리는 정책이 성공을 거둬야한다.짜여진 정치판에서 들어가서 다른 정치인이 하는 권모술수 정치를 그대로 답습하면 그는 대권잠룡이 될 수 없다. 이재명처럼 파격적인 정책도 내놓아야한다. 지난 600년간 한민족은 수많은 인재들을 버렸다. 이순신을 죽이려했고, 천재 정약용을 귀향 보낸 나라다. 그러나 그때는 주권이 왕과 대신들에 있었다. 지금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선출된 정치인은 도민들의 의사를 정치에 반영해야한다. 자기정치에 골몰하면 대권은 커녕 몰락한 정치인이 된다. 밤새 짜릿한 승리를 맛본 김동연은 이젠 용기와 지혜를 겸해야한다. ‘꿈은 명사가 아니고 동사’라는 그의 어록은 이제 시작점에 놓였다. ‘이재명 아비타’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한국 정치사에 우뚝선 ‘김동연의 경기도’를 바라는 도민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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