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실효성 높이기 대책 착수
국민참여재판 10건 당 3건 꼴로 항소심에서 결론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법원행정처는 30일 ‘사실인정에 관한 배심원 평결 및 이를 채택한 1심 판단의 존중 방안 연구’에 대한 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6월 13~14일 제안서를 접수하고 평가 절차를 거친 뒤 같은달 말 연구용역 주체를 정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용역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고 재판부가 이를 고려해 배심원 판단에 부합하는 판결을 했는데, 항소심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어 이를 검토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됐다.
법원행정처는 연구용역 제안요청서에서 “참여재판 활성화는 우리 사법이 나아갈 방향성에 부합하고 이를 위해서는 배심원 전원일치 사실인정에 대해 원칙적 존중이 필요하다”며 “배심원 평결 및 이를 채택한 1심 판단을 존중할 방안을 새롭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대법원 통계를 살펴보면 제도가 도입된 2008년부터 2020년까지 13년간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의 항소심 단계 파기율이 2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해당 기간 1심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사건의 항소심 처리 건수가 2164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639건이 파기됐다. 같은 기간 전국 고등법원이 처리한 1심 파기율보다 높은 수치인 것은 아니지만, 국민참여재판의 특성과 도입 취지를 고려할 때 10건 중 3건에 달하는 파기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64건 중 364건은 항소심에서 양형이 바뀌어 양형 변경률은 16.8%를 나타냈다.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의 직접 참여를 통한 재판의 민주성 확보 제도로 기대를 모으며 사법개혁의 상징으로 도입됐으나 해가 지날수록 실시율이 떨어지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접수 대비 실제 국민참여재판 진행 건수를 집계한 실시율은 도입 첫해인 2008년 29.8%를 기록한 뒤 2011년 51.2%를 기록하며 해마다 오름세였다. 하지만 이후 40% 전후를 나타내다가 2016년 38.9%를 기점으로 2017년 37.2%, 2018년 28.8%, 2019년 28.0%, 2020년 12.4%로 급감했다.
일선의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국민이 형사재판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만큼 제도 도입 취지를 살려 더욱 활성화 할 필요가 있는데 실시율이 해마다 떨어져 법원 내에서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일부 범죄에 대해선 국민참여재판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국민참여재판은 형사재판 1심 중 법관 3명이 심리하는 합의부 관할 사건을 대상으로 하는데 기본적으로 당사자인 피고인이 신청해야 하고,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받아들여야 열린다.
대법원은 이달 초 국민참여재판 제도 개선 등을 위해 ‘2022년 사법참여기획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사법참여기획단은 회의에서 국민참여재판 확대를 위한 입법적 개선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안대용·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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