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유죄’ 사례 보니…
“복합적 요인 많아…특성연구 필요”
스토킹에 시달린 피해자의 연령대를 조사해보니, 40대 이상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는 분석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피해자 대부분이 지속적인 연락 외에도 주거 침입, 흉기 소지한 채로 찾아오기 등 복합적인 괴롭힘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경찰법학회에 따르면 이 학회가 발간하는 학회지 ‘경찰법연구’ 최신호에 실린 강소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연구팀의 논문 ‘판결문 분석을 통한 스토킹범죄의 특성과 진단’에 이 같은 연구 내용이 담겼다. 논문은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 유죄 선고 판결문 129건을 분석, 활용했다. 지속적 괴롭힘은 스토킹 처벌법 제정 이전에 스토킹 행위를 처벌 근거가 됐던 조항이다.
논문에 따르면 스토킹 피해자의 나이는 40대 이상이 48.9%로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했다. 피해자의 성별은 여성이 97.7%로 남성에 비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나이는 ▷40대 31% ▷20대가 23.8% ▷30대 19% ▷50대 이상 17.9% 등을 차지했다. 스토킹 범죄가 젊은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연령을 불문하고 이뤄지는 범죄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가해자의 76.5%는 과거 전과 경력이 있었다. 전과가 있는 스토커는 폭행, 협박, 감금 등 다른 전과가 있는 경우가 92.5%나 됐다. 논문은 “가해자가 스토킹만 저지르는 것이 아닌, 스토킹 과정에서 주거침입이나 협박과 같은 다른 범죄도 저지르고 있어 범죄의 잠재적 위험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피해자들은 평균 4개월가량 스토킹을 당했으며, 1401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스토킹에 시달린 피해자도 있었다. 판결문에 적시된 스토킹 행위를 분석한 결과, 절반 가량이 1달 미만 동안 지속적 괴롭힘에 시달렸다. 스토킹 초기에도 피해자 보호나 가해자 엄벌을 위한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반년 이상 지속적 괴롭힘이 이어진 경우도 20.2%에 달했다.
주거침입 등 다른 범죄행위에 시달린 피해자도 많았다. 판결문을 분석해보니 스토킹 사건으로 기소된 가해자에게 적용된 죄명은 평균 2.5개였다. 가해자들에게는 지속적 괴롭힘 외에도 주거침입, 협박 등의 죄명이 적시됐다. 연구팀은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신체나 재산 등에 상당한 위험을 주는 범죄행위가 중첩돼 스토킹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심이 충분히 예견된다”며 우려했다.
실제로 논문에 활용된 판결 사례 71.4%가 다른 범죄를 포함한 경합 사건이었다. 스토킹만으로 법정에 선 사례는 27%에 불과했다. 논문은 스토킹 범죄의 재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확인된 것에 비해 보복범죄에 대한 대처나 피해자 보호조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가해자가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형벌이 가볍게 적용되는 점도 우려했다. 연구팀은 판결 사례 77.6%가 가해자가 반성하고 있는 것을 판결문에 적시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논문은 “양형 요인 중 하나인 가해자의 반성에 따라 법원의 처분 결과가 가볍게 적용되면서 스토킹 범죄 억제에 효과적이지 못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전인 2020년 스토킹 112 신고 4515건 중 처벌받은 건수는 488건에 불과했다. 전체 89.2%는 대부분 현장에서 사건이 종결됐다. 끝으로 연구팀은 “스토킹은 모든 맥락이 일관적이지 않고, 원인도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려운 데다 다른 범죄로 진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며 스토킹 처벌법에 대한 보완을 제안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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