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내한 해외악단 프랑스 메츠국립오케스트라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생상스 협주곡 3번 협연

프랑스메츠국립오케스트라 [라보라예술기획 제공]
프랑스메츠국립오케스트라 [라보라예술기획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프랑스 음악의 정수’를 만난 시간이다.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프랑스 메츠 국립 오케스트라는 지나치게 비극적이지도, 엄청나게 장엄하지도 않은 음악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봄꽃을 피웠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해외 악단인 프랑스 메츠 국립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 지난 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지난한 팬데믹으로 3년간 추진한 프로젝트가 마침내 성사된 이날의 공연은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많은 클래식 팬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이날 공연의 주제는 온전히 ‘프랑스’였다.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베를리오즈 오페라 ‘베아트리스와 베네딕트’ 서곡, 생상스 협주곡 3번과 교향곡 3번 ‘오르간’으으로 무대를 채웠다.

특히 생상스 협주곡 3번은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협연했다. 2019년 1월 네메 예르비가 지휘한 프랑스 국립관현악과 협연해 엄청난 찬사를 받았다. 스스로도 자신의 레퍼토리에 “중요한 곡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고 말했을 만큼 각별한 의미를 지닌 곡이다.

이날 양인모는 섬세하면서도 유려한 연주로 귀를 사로잡았다. 한없이 치솟는 음표를 화려한 기교로 거슬리지 않게 연주했다. 강력하게 꽂혀 날아드는 소리는 없었지만, 양인모의 우아한 재능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한 연주였다. 무엇보다 클라리넷, 플루트와 주고 받는 연주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양인모는 이날 협연 이후 무려 앙코르곡으로 세 곡을 연주했다. 북한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힌 백고산의 ‘아리랑 변주곡’은 양인모의 깊고 따뜻한 정서를 온전히 담아냈다. 바이올린 현마다 실린 너무도 한국적인 슬픔 음색은 프랑스의 우아함과는 또 다른 차원의 깊이로 다가왔다. 이어 바흐 무반주 파르티타 알라망드, 바흐 무반주 파르티타 쿠랑트까지 들려준 ‘인모니니’(양인모와 파가니니를 합친 신조어, 양인모는 2015년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약 10년 만에 탄생한 우승자로 이후 인모니니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에게 관객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프랑스메츠국립오케스트라 [라보라예술기획 제공]
프랑스메츠국립오케스트라 [라보라예술기획 제공]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은 다비트 라일란트 감독이 “프랑스의 정체성을 표현한 곡이자 프랑스 교향곡 역사를 다시 세운 마스터피스”라고 강조한 곡이다. 이 곡은 오르가니스트 올리비에 베르네가 협연했다. 파이프 오르간과 비교하면 공연장을 가득 메우는 오르간 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우아한 선율과 금관악기의 힘찬 질주, 목관악기의 음색이 반짝였다.

앙코르의 향연은 2부에서도 이어졌다. 앙코르 첫 곡은 사티/드뷔시의 ‘짐노페디 1번’이 봄날 저녁의 화사한 분위기를 가져다 줬다. 다비트 라일란트 감독은 오펜바흐 지옥의 오르페오 중 ‘캉캉’을 통해 객석도 지휘했다. 관객들은 ‘캉캉’ 음악에 맞춰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고, 라일란트 감독은 객석으로 뒤돌아 손으로 박수를 제지하거나 유도하며 관객과 호흡했다. 흥미롭게도 라일란트 감독은 이 곡을 세 번째 앙코르곡으로 한 번 더 선택했다.

이날의 공연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라일란트 감독이 추구하는 그림을 엿볼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다. “오케스트라로서 하나의 색깔, 소리를 내는 것”을 중시한다고 했던 라일란트 감독이 이끄는 악단으로 프랑스 메츠 오케스트라의 심포니는 다소 아쉬운 점도 들렸다. 하지만 이 점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에선 어떤 방향성으로 진화할지 도리어 기대를 품게 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