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의 오늘과 내일

세상 보는 안목 키워주는 것이 교육

개발도상국 시절부터 꾸준한 투자

창의적 기술개발·부가가치 창출 토대

교육기관 정보 결합·추출 방안 필요

등록금 14년째 동결…재정확충 절실

AI·메타버스 등 교육분야 접목 기대

교원 업무부담 줄이고 편의성 주력

서유미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은 지난 달 25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향후에는 디지털 콘텐츠가 활용된 미래교육 시대가 도래하면서 교과서 주도형에서 교사가 만들어가는 교육, 맞춤형·개별화 교육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교육기관간 정보를 연계하고 결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보다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해묵 기자
서유미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은 지난 달 25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향후에는 디지털 콘텐츠가 활용된 미래교육 시대가 도래하면서 교과서 주도형에서 교사가 만들어가는 교육, 맞춤형·개별화 교육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교육기관간 정보를 연계하고 결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보다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해묵 기자

“우리나라가 선진국 문턱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민족 특유의 교육열과 교육에 대한 투자 덕분이라고 봅니다. 앞으로는 인구가 줄고 개인 하나하나의 행복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될텐데요. 결국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개별화 교육이 필요한데, 디지털화가 이에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유미(58)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하 KERIS) 원장은 “KERIS가 다루는 플랫폼 등이 고도화될수록 교육이 더 좋아질 것이며, 미래교육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ERIS는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 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과 학술연구 분야의 교육정보화 사업을 수행하는 교육디지털혁신 전문기관이다. 온라인 개학 지원을 위한 e학습터, 교육행정정보시스템 ‘NEIS’(나이스), 지방교육행정재정통합시스템 ‘K(케이)-에듀파인’ 등 교육정보화 관련 서비스를 전담해 운영하고 있다.

서 원장은 올 3월 제11대 KERIS 원장에 취임했다. 최근 그를 만나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과 문제점, 미래교육의 지향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우자…미래교육 책임 막중”=서 원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교육인적자원부, 교육과학기술부, 교육부에서 학술정책과, 국제교육협력과, 학술장학지원관, 대학정책관, 차관보 등을 두루 거쳤다. 그가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들었던 강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학교 1학년 때 들었던 교육학개론 수업에서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는 것이 교육’이라고 했던 내용이 인상 깊었어요. 그때 교육쪽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아버지와 할아버지, 작은아버지 등이 전부 교직에 계셔서 교직이 친숙하기도 했죠.”

그는 한국이 선진국 문턱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가 우리 민족 특유의 교육열에 있다고 진단했다. 교육 투자는 20년 후에나 발현이 되는 것인데, 교육 투자 덕분에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스콧 로젤의 ‘보이지 않는 중국’이란 책을 읽었는데, 중국의 발전이 한계에 다달아 중진국의 함정에 빠질 위험에 있다고 지적하더군요. 이에 비해 한국과 대만은 저개발국 시절부터 교육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함으로써 중진국의 위험을 넘어서 창의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고요.”

더욱이 학령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개인이 중요해고 행복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해 교육도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개인화 교육이 체계적으로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KERIS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교육, 학생 맞춤화 교육이 필요하고, 교육 정책도 빅데이터에 기반해서 정교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개인화, 개별화, 맞춤형 교육에는 디지털화가 기여할텐데, 그 기반을 전부 KERIS에서 구축하고 있는 셈이죠. 저희가 만들는 플랫폼 등이 고도화될수록 교육도 더 좋아지고, 미래교육의 탄탄한 기반이 될 겁니다.”

▶“교육기관간 정보 결합·대학재정 확충 필요”=그는 최근 갑자기 밀물 밀려오듯 각 처에서 정보화 요구가 많아져 다소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KERIS가 허브 역할을 하면서 각 기관들의 정보를 결합해 서비스할 수 있는 기능이 중장기적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하려면, 정교한 분석을 기반으로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현재는 교육 정보들이 분절적으로 활용되고 있어요. 예컨데, 한국교육개발원은 학생의 특성 등을 담은 질적인 정보들이 많고, 나이스는 개인 정보의 주체가 학교장이라서 데이터로 활용할 수가 없어요. 교육통계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그 서비스의 한계가 통계정보가 들어오는 정도여서 질적인 정보들 간의 연계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각 기관들의 정보를 연계하고 결합하면, 교육정책이나 연구에 있어서 보다 질 높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각 교육 관련 기관들이 각자 필요한 정보를 생성하되, 필요시 정보를 결합해 추출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각 기관들의 정보를 가공해서 의미있는 정보를 뽑아내도록 정보결합을 보다 유의미하게 해보자는 제안이다. 서 원장은 이를 통해 학생 맞춤형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도 접근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개인정보보호법도 있고, 법령이나 제도적으로 풀어가야 하는 문제도 있어서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정보 보호는 철저히 하면서도 정책이나 연구에 필요한 정보들을 결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묻자 곧바로 ‘대학 재정’ 문제를 꼽았다.

“초·중등교육은 교육 자치를 해서 많은 부분들이 교육감들 의지와 비전으로 창의성 교육으로 간 것 같지만, 이에 비해 대학 재정은 10여년 간 정체돼 있어 개개인의 창의성이 발휘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어떤 형식으로든 대학 재정은 확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등록금이 동결돼 있어 대학 재정이 열악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대학의 창의성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학이 특성화를 위한 경쟁력 있고 효율적인 슬림화 노력은 해야 하지만, 투자 없이는 교육이 발전할 수 없기때문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은 올해로 14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에 재정 지원을 제한하는 식으로 10년 넘게 등록금 동결을 유도해왔다. 이 때문에 대학들은 재정난을 겪고 교육의 질 저하 등 부작용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과서 주도형→교사가 만들어가는 교육’으로=“인류가 교육제도를 운영한 이후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 긍정, 부정에 대한 논란이 있었죠. 연습이 있을 수 없는 교육의 특성상 새로운 기술 활용에 대해 신중히 접근할 수밖에 없지만, 코로나 팬더믹 상황에서 각 국가별로 시도해 온 수많은 기술 활용들이 성과를 냈다고 봅니다. 올해 디지털 대전환은 기로에 있으며, AI, 메타버스 등 교육 분야에 접목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 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원격교육이 접목됐지만, 이제 교육도 다시 일상회복으로 돌아가는 만큼 앞으로의 교육 환경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제는 원격교육이 아니라 디지털교육입니다. 학생들이 이미 디지털교육에 익숙해져 이제는 옛날로 돌아갈 수 없을 거에요. 디지털 교과서가 확대되고 있고, 디지털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질 겁니다. 교실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자유로워지면서 블렌디드 러닝 등을 통해 수업도 달라지고, 교과서 주도형이 아닌 교사들이 만들어가는 쪽으로 교육이 달라지겠죠.”

젊은 교사들은 물론 중견급 교사들도 디지털 콘텐츠의 접목을 시도하는 자기계발을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교육이 디지털이 접목된 방식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이다. 예컨데, 디지털 교과서를 통한 실감형 콘텐츠를 통해 학생들이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 원장은 “올해는 KERIS가 디지털 기관으로서 위상을 갖고 교육 행정·재정이 투명화되고 교원 업무부담 경감 및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도록 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디지털 서비스들을 계속 개발해서 교육현장이 변화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