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중 일곱 번째…일반엔 낯설어
청보리가 익기 시작하는 수확의 계절
입하음식 쑥버무리로 원기회복 돕기도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오늘부터 여름이다. 봄꽃이 너무 많아 아직 다 데려오지 못해 아침 기온이 서늘한 여름이다(중략) 꽃보다 네가 더 보고 싶을 여름이다’(윤보영 시인의 ‘입하’ 중 일부)
6일은 24절기 중 일곱 번째 절후인 입하(立夏:음력 4월 5일)다. 입하는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초여름의 길목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맹하(孟夏), 초하(初夏)로도 불린다. 또 보리 수확 기간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의미로 맥량(麥凉), 맥추(麥秋)라고도 한다.
청맥(靑麥)으로도 불리는 보리는 한해 이모작(봄·가을 파종)이 가능한 농작물이다. 직전 가을에 심어 추운 겨울을 보내고 6월 거둬들이는 보리는 수확 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푸른 옷을 입어 청보리라 부른다. 청보리의 사전적 의미가 ‘아직 여물지 않은 보리’로 익기 전의 상태를 뜻한다. 청보리가 풋보리로도 불리는 이유다.
‘풋’이라는 단어에는 아련한 추억과 설렘이 함께한다. 처음 나온, 덜 익음의 뜻을 더한 접두사 ‘풋’은 미숙한, 깊지 않은 이라는 의미도 더해 아득히 먼 기억의 타임머신을 작동시킨다.
‘초록빛 세상이 바람 따라 일렁인다. 사그락사그락 끝없이 이어지는 푸른 재잘거림, 내뻗은 손바닥을 간지럽히는 억센 손길들, 조그마한 입꼬리에 무심결 피어나는 웃음꽃, 돌아서면 숨 막힐 듯 달려드는 붉은 노을….’
한 편의 그림동화처럼 각인된 기억과 달리 5월 입하가 되면 농촌은 분주해진다. 모내기를 위해 논에 물을 대고 이양기를 이용해 모를 심는다. 잡초와 해충 박멸작업도 함께 시작되는 시기다. 그럴 때 원기 회복을 위해 만들어 먹던 입하 음식이 바로 쑥버무리와 쑥인절미다.
쑥은 마늘, 당근과 함께 성인병을 예방하는 3대 식물로 꼽힌다. 단군신화에도 등장하는 쑥은 체내의 유해 세균 성장을 억제하고 면역강화와 해독 작용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한다. 따뜻한 성질의 쑥은 다량의 비타민A와 항암 성분의 베타카로틴, 시네올이 들어 있어 만성 폐 질환이나 천식, 부인과 질환 예방 등에 효과가 있어 한방이나 민간요법 약재로 즐겨 사용되고 있다.
특히 어린 쑥은 멥쌀과 섞어 원기 보충을 위한 간식용 떡으로, 도다리탕 등으로 즐겼다. 최근엔 브로콜리, 콩 등과 함께 샐러드로 먹기도 한다. 쑥을 삶아 냉동 보관땐 1년 내내 즐길 수 있다.
■ 쑥버무리(쑥설기:4인분) 만들기(영상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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