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 사장단 회의에서 올 800만대 판매목표를 제시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올 판매목표가 786만대인데, 정 회장이 겨우 14만대 더 팔라고 사장단을 다그쳤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행간에 많은 의미를 담는 게 정 회장 특유의 화법이다. 따라서 단순히 14만대 더 팔아 800만대 맞추라는 뜻 보다는 엔저와 수입차 공세 등으로 주눅이 든 조직에 좀 더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해외 공장 증설 등에 맞춰 미래 1000만대 시대를 준비하라는 방향을 제시한 것일 수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현대ㆍ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는 655만대다. 한 달에 약 58만대 조금 더 판 꼴이다. 이 추세 그대로면 연말까지 당초 올 목표인 786만대를 꼭 맞추게 된다. 하지만 보통 연말에는 연식변경 등으로 차량 구매를 다음 해로 넘기는 경우가 많아 판매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 더군다나 엔저와 유로약세로 무장한 일본과 독일 차의 공세도 거세다. 자칫 올 목표에 미달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정 회장의 800만대 주문은 엔저와 유로약세에 주눅들지 말고 일본, 독일 차와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임하라는 독촉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용이 다소 들더라도 적극적인 시장정책을 펼치라는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이는 계속되는 해외공장 증설 등을 감안할 때 성장 추력(推力)을 떨어뜨릴 수 없다는 의지와도 연결된다. 현대ㆍ기아차는 중국과 브라질 등에 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기존 공장들도 설비 강화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현재 건설중인 공장이 완공되면 연산 900만대 체제가 된다. 판매능력도 그만큼 높여야 한다.

올 판매목표 786만대는 작년 판매량 대비 3.9% 늘어난 수치다. 2003년 전년대비 1.98%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자칫 목표미달이나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한다면 추력이 약해질 수 있다. 적어도 800만대는 넘겨야 5%대 후반 또는 6%대 성장율을 유지하며 판매력이 증산을 감당할 수 있다.

정 회장은 이미 3~4년 후를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폴크스바겐과 도요타는 올해 각각 연 1000만대 이상 판매할 것이 확실시 된다. 3위 제너럴모터스(GM)와 4위 르노닛산도 2016년 께에는 1000만대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현대ㆍ기아차도 늦어도 2018년까지는 1000만대 클럽에 가입해야 글로벌 ‘빅5’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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