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회 구성 합의 대화 실마리…개발계획 해법은 ‘동상이몽’ 상인회 “대체도로 신설 먼저”…市 “신호체계·교차로개선 모색”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서울시와 남대문시장 상인회가 최근 ‘실무협의체’ 구성에 구두로 합의하면서 대화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25일 서울시와 상인회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중순 서울시가 제안한 ‘남대문시장 상인회 민원협의회’를 구성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민원협의회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을 둘러싼 각종 교통대책과 지역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실무협의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원협의회는 크게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에 따른 교통대책과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민원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아직 상인회 측에서 공식적인 확답은 받지 못했지만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 관련 서울시 담당 부서장들과 상인회 대표단이 참석하는 것으로 윤곽이 잡혔다.

남대문시장 상인과 인근 주민 500여명이 24일 오후 서울시청 신청사 정문 앞에서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남대문시장 상인과 인근 주민 500여명이 24일 오후 서울시청 신청사 정문 앞에서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양측은 민원협의회를 일종의 대화 창구로 보고 있다.

신철원 상인회 상무는 “서울시에서 무슨 얘기라도 해보자고 해서 민원협의회를 구성하자고 얘기가 나왔다”며 “현재 상인회도 대표단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남대문시장 상인회 간부들과 15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해왔다”며 “민원협의회를 통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접수하고 실무부서에서 실행 가능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번째 민원협의회는 이르면 다음달 중 개최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인회는 이 자리에서 지하철 4호선 회현역 역명 개정 및 에스컬레이터 신설, 버스정류장 이전 설치, 횡단보도 설치 등 그간 서울시에 요구해왔던 민원들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민원에서 대해서는 서울시가 이미 해결에 방점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대체 고가 신설’이다. 상인회는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를 철거하고 대체고가를 건설하기로 한 만큼 약속을 이행할 것을 주장한 반면 서울시는 대체고가는 ‘서울역 북부(서부역) 역세권 개발 계획’과 맞물린 만큼 별도로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 계획은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추진된 사업으로, 최근 서울시와 코레일이 이견을 보이면서 사업자 공모도 하지 못한 상태다. 대체고가는 이 개발 계획을 전제로 서울시가 발표한 교통대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체고가는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 계획이 추진돼야 가능한 일”이라며 “대신 신호등 체계 변화, 교차로 개선 등 다른 교통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회는 민원협의회 참여와 별개로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에 대한 반대 투쟁을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 상무는 “대화 창구를 만든다고 해서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상인들의 70~80%가 반대하는 만큼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반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다음주께 세번째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다음달 초 시민토론회도 준비할 계획이다. 다음달 말에는 공청회를 열어 서울역 고가 공원화사업의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다.

최진성 기자/